ADVERTISEMENT

미군 빠지자 러-사우디 손잡고 트럼프는 터키 행정관료 3명 제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북부 시리아 내 모든 미군 병력에 철수 지시를 내렸다.
당장 실익이 없는 중동 내 전쟁에서 손을 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관철된 것이다.

트럼프, 터키 제재 부과 행정명령 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살만 사우디 국왕과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2007년 이후 12년 만의 방문이었다. 사우디 외무부에 따르면 양국은 시리아 내전과 예멘 내전, 이란과 대치 상황 등 다양한 중동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여러 분야에서 대규모 경제적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발을 뺀 날 미국의 오랜 우방인 사우디가 러시아와 친밀함을 과시했다는 점은 최근 요동치는 중동 정세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트럼프가 시리아 철군을 선언한 이후,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러시아의 입김이 세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져 나왔었다.

14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를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14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를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으로 그간 미국과 적대적이던 세력들이 득을 볼 것이라 분석했다. 러시아와 이란, 시리아의 알 아사드 독재 정권 그리고 IS(이슬람국가)가 득세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가장 이득을 보는 곳으로 러시아를 꼽았다. 분열된 중동의 모든 세력이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WP는 "러시아는 서로 적대관계에 있는 사우디, 이란과 각각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시리아 아사드 정권, 터키와도 마찬가지"라며 러시아의 중동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역시 "푸틴 대통령이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밖에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의 후원을 받았던 독재자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사우디에 맞서고 있는 이란 정부 역시 미군 철수를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를 향해 계속되고 있는 터키군의 공격 [EPA=연합뉴스]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를 향해 계속되고 있는 터키군의 공격 [EPA=연합뉴스]

관련기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쿠르드에 대한 터키의 군사공격을 비판하며, 그간 터키와 진행해온 1000억 달러(약 119조원) 규모의 무역 관련 협상을 중단하고 철강 관세를 50%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에 서명했다.

CBS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를 겨냥한 경제 제재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 재무부는 터키 행정부 관료들을 제재할 수 있다. 이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터키 국방부와 내무부, 에너지부 장관 세 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다고 밝혔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