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도 지키지 못하면서…" 민주당 게시판 항의 글 이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왼쪽)와 이인영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왼쪽)와 이인영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14일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과 공식 SNS 계정에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조 장관이 사퇴를 발표한 이날 오후 2시쯤부터 2시간 동안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민주당이 조 장관을 지키지 못했다”는 내용의 글 600여개 올라왔다.

한 당원은 "이해찬이 원하던 그림이 이것이냐"며 "조국 장관도 지키지 못하면서 국민을 지키는 여당이 되겠다고? 이해찬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조국 장관 사퇴의 원인으로 떡검의 미친 칼부림도 있지만 그걸 방관하고 부추긴 민주당도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 대표가 조 장관의 사퇴를 건의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은 "조국 사퇴 종용한 이해찬도 사퇴하세요", "대통령을 보좌하지도 못할 여당이 왜 필요하냐. 검찰개혁?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화면 캡처

당원들만 접속할 수 있는 게시판뿐 아니라 일반인 접근이 용이한 공식 SNS 계정에도 조 장관의 사퇴를 민주당 탓으로 여기는 반응이 이어졌다.

민주당 페이스북에는 "민주당은 조국을 지키지 않았다”, “민주당에서 조국을 내친 거라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 “조국 지키지 못한 민주당.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 이해찬은 사퇴하라”, 민주당은 도대체 뭘 한 겁니까! 저는 민주당 지지 철회하려 합니다”, “조국 장관과 국민만 저들과 싸우고 민주당은 똥물 튀길까 두려워 구경만 하고... 비겁한 두 달을 보내신 소감이 어떠신지” 등의 댓글 120여개가 올라왔다.

반면 “일부의 국민이 모여서 하는 것을 가지고 전체 국민이 다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 마세요”, “민주당은 당운을 걸고 반드시 개혁을 완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국민을 믿고 앞으로만 가세요. 뒤돌아 갈 길은 이제 없습니다” 등 지지 의견도 게시됐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의지와 계획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장관직을 물러나게 되어 안타깝고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제 혼란과 갈등을 넘어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할 때”라며 “검찰은 스스로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한 분골쇄신으로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며 “앞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고 검찰개혁의 제도화를 기필코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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