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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벗어던진 엘사…美 '겨울왕국 2' 첫 공개 현장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1편에 이어 6년 만에 돌아온 '겨울왕국 2'. 1편은 북미 등에선 2013년, 한국에선 2014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번 2편에서 주인공 엘사는 멀리서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또 한 번의 모험에 나선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편에 이어 6년 만에 돌아온 '겨울왕국 2'. 1편은 북미 등에선 2013년, 한국에선 2014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번 2편에서 주인공 엘사는 멀리서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또 한 번의 모험에 나선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6년 전 ‘렛 잇 고(Let It Go)’ 열풍을 일으켰던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 자매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다음 달 개봉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 #디즈니 본사 제작보고회서 베일 벗어 #디즈니 최초 '천만' 1편 잇는 흥행할까 #'렛 잇 고' 계승한 새 주제가 인기

전 세계 12억 달러, 우리돈 약 1조원의 수입을 올린 역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이자, 한국에선 디즈니 최초 1000만 관객을 기록하며 ‘디즈니 왕국’의 흥행 신화를 다졌던 ‘겨울왕국’이 다음 달 2편으로 돌아온다. 개봉에 앞서 지난달 5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사회 겸 제작보고회에 다녀왔다. 이날 행사에선 결말을 제외한 본편 영상이 언론에 살짝 공개됐다.

성년이 된 엘사와 안나

2편에서 새로운 계절 가을을 맞은 공주 안나와 마법 눈사람 올라프. 안나의 긍정적인 영혼을 담은 곡 'Some Things Never Change'도 새롭게 등장한다.[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편에서 새로운 계절 가을을 맞은 공주 안나와 마법 눈사람 올라프. 안나의 긍정적인 영혼을 담은 곡 'Some Things Never Change'도 새롭게 등장한다.[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편에서 안나(크리스틴 벨, 이하 목소리 출연)와 엘사(이디나 멘젤)는 어린 티를 벗고 각각 21, 23세 성년이 됐다. 1편에서 언니를 구한 뒤 얼어붙은 심장이 녹으면서 되살아난 안나는 더 씩씩해졌다. 어린 나이에 여왕이 되어 아렌델 왕국을 다스려야 했던 엘사를 지켜주기 위해 정혼자의 프러포즈도 알아채지 못하고 왕궁을 쉼 없이 뛰어다닌다. 여왕의 자리를 감당할 만큼 몸도 마음도 성숙해진 엘사는 자기를 위해 애쓰는 동생을 따뜻하게 바라보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 남아있는 슬픔과 외로움은 깊어만 간다. 자신은 어떻게 모든 것을 얼리는 힘을 갖게 됐을까, 부모는 어떻게 세상을 떠났을까.
풀리지 않은 과거의 진실을 찾기 위해 엘사와 안나, 친구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마법 눈사람 올라프(조시 게드)는 아렌델 왕궁을 떠나 마법의 숲으로 향한다. 상상도 못했던 괴물들과 초자연적인 힘에 맞서는 여정은 쉽지 않다.

"2편에 엘사 로맨스는 없다"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열린 '겨울왕국2'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와 제니퍼 리 감독, 크리스 벅 감독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열린 '겨울왕국2'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와 제니퍼 리 감독, 크리스 벅 감독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겨울왕국’은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이 이성애 로맨스 대신 자매의 우애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다. 전편에 이어 크리스 벅 감독과 공동 각본‧연출을 맡은 제니퍼 리 감독은 “2편에서도 엘사는 로맨틱한 관계는 맺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속편 제작을 결정한 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엘사와 안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토론했고 좋은 결론을 끌어낸 것 같다”면서 “이번 결말을 많은 관객이 사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그와 크리스 벅 감독,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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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이 개봉했을 때 한국에서 보여준 놀라운 관심과 성원을 잊지 못한다.”

당시 북미(4억 달러)‧일본(2억 달러)에 이어 한국에서 전 세계 세 번째로 많은 수입(7600만 달러)을 올린 데 대해 피터 델 베초는 이렇게 감사를 표했다.

'겨울왕국' 안나와 엘사 자매의 동상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세워져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겨울왕국' 안나와 엘사 자매의 동상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세워져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벽면에 설치된 크리스토프와 순록 벤스 등 순록떼 질주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벽면에 설치된 크리스토프와 순록 벤스 등 순록떼 질주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속편 제작 계기는.

제니퍼 리: “‘겨울왕국’이 개봉하고 1년쯤 지났을 때 아직도 엘사와 안나가 들려줄 이야기가 남아있고 그것을 놓칠 순 없다고 생각했다.”
피터 델 베초: “사람들도 계속 궁금해하며 질문했다.”

이번에 담은 철학이 있다면.

제니퍼 리: “삶에서 맞닥뜨리는 도전과 관계에 대한 성숙함이다.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하는지, 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발전시켜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2편에서 엘사의 캐릭터 디자인 개발 과정 아트워크. 엘사가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맨발로 선 모습도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편에서 엘사의 캐릭터 디자인 개발 과정 아트워크. 엘사가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맨발로 선 모습도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크리스 벅: “스토리가 가장 큰 도전이었다. 관객에게 최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캐릭터를 갈고 닦았는데 그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관객에 전하고픈 메시지라면.

제니퍼 리: “이번 영화는 자매의 여정이 중심이다. 결말은 공개할 수 없지만,(웃음) 여러 미스터리 속에 자매는 서로를 지켜낸다. 결국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는 것 아닐까.”
크리스 벅: “또 올라프를 통해 여전히 순수한 사랑을 알리고 싶다.”

겨울 대신 '가을' 왕국 

올라프가 2편에서 단풍진 숲속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올라프가 2편에서 단풍진 숲속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편의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계절이다. 주된 배경이 겨울에서 가을로 바뀌었다. 제니퍼 리 감독은 “가을은 ‘변화’를 상징한다”면서 “속편은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콘셉트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에서 시작된 1편과 마찬가지로 제작진은 이번 스토리를 구상하기 위해 핀란드‧노르웨이‧아이슬란드에 꼭꼭 숨어있던 전설과 신화, 주변 환경을 철저히 연구했다. 그런 덕분일까. 형형색색 단풍과 수북이 쌓인 낙엽, 나무기둥 사이를 스치는 서늘한 가을바람과 하늘, 흰 거품이 가득한 파도의 물결까지 말로 형용하기 힘든 깊은 늦가을 풍경이 사진보다 더 실제 같은 모습으로 스크린에 펼쳐진다. 순백의 얼음과 눈으로 뒤덮였던 1편을 잊을 만큼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드레스 벗어던진 엘사의 모험 

보이지 않는 적과 대결하기 위해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드레스도 벗어 버린 채 비바람 치는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담대한 엘사는 이들 자매와 함께 성장한 ‘겨울왕국’ 팬들에게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라고 용기를 북돋는다. 자매간의 우애가 잊고 있던 가족애를 떠올리게 하는 건 물론이다. 극 중 유일한 커플인 크리스토퍼와 안나는 오래된 연인답게 현실감 뚝뚝 묻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로 웃음을 준다. 네 개의 눈 결정체, 거대한 바위 괴물 등 여행길에서 만나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전편보다 더 풍성해졌다. 자매 곁을 지키는 올라프는 또 한 번 감동을 안긴다.

안나 캐릭터 개발 과정 아트워크.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안나 캐릭터 개발 과정 아트워크.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5일 기자회견에서, 2편 속 안나 캐릭터 디자인을 설명하는 제작진의 모습. 왼쪽 두 번째가 '안나' 스토리 를 총괄한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5일 기자회견에서, 2편 속 안나 캐릭터 디자인을 설명하는 제작진의 모습. 왼쪽 두 번째가 '안나' 스토리 를 총괄한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전편에 참여한 대부분 스태프가 이번에도 참여해 환상의 호흡을 발휘했다. 한국계 스태프도 다수 참여했는데 ‘안나’ 스토리를 총괄한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는 제작발표회에서 “(회사) 복도를 지나가면 늘 엘사와 안나의 노래가 들렸을 정도로 모두들 작품에 푹 빠져서 일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가 평소에 보는 언니와 동생, 친구와 가족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조금은 성공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디즈니 6번째 1000만 기록할까 

2편에서 엘사가 만나게 되는 신화 속의 수중 정령. 말의 모습을 한 이 존재는 바다의 힘을 이용해 숲의 비밀을 지킨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편에서 엘사가 만나게 되는 신화 속의 수중 정령. 말의 모습을 한 이 존재는 바다의 힘을 이용해 숲의 비밀을 지킨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자체 실사판 리메이크작 ‘알라딘’ ‘라이온 킹’을 비롯해 마블 히어로물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4’ 등 계열사를 통틀어 올해만 5편의 10억 달러 흥행작(전 세계 수입 기준)을 탄생시킨 디즈니다. 2016년 기록한 4편(‘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도리를 찾아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주토피아’)을 넘어섰다. 한국에서도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갈아치운 ‘어벤져스: 엔드게임’ 그리고 ‘알라딘’이 올해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디즈니는 역대 1000만 돌파 외화 7편 중 무려 5편을 보유하게 됐다. 폭스사 인수합병에 더해 다음 달 미국서 처음 출시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까지 나날이 확장하는 콘텐트 공룡 디즈니에 ‘겨울왕국 2’는 또 어떤 기록을 선사할까.
디즈니에 따르면 이번 주제가 ‘숨겨진 세상(Into the Unknown)’ 뮤직비디오는 공개 24시간 만에 디즈니 공식 페이스북·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을 합쳐 누적 519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열광했던 ‘렛잇 고’ 이상의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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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버뱅크=장연화 기자, 나원정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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