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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대사 내정 2개월 만에 아그레망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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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수혁. [연합뉴스]

이수혁. [연합뉴스]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주미대사로 내정된 지 2개월 만에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외교가 “한·미 갈등 탓 지연” #정식 발령 땐 정은혜 의원직 승계

정부 소식통은 9일 “이 의원이 이날 아그레망을 받았다”며 “조만간 주미대사 공식 임명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975년 외무고시(9회)에 합격해 유럽국장, 주유고슬라비아 대사, 차관보, 초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을 지냈다. 비례대표인 이 의원이 대사로 정식 발령되면 민주당에서 탈당이 이뤄지고, 같은 당 비례대표 후순위인 정은혜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청와대는 지난 8월 9일 이 의원을 주미대사로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미국에서 두 달 가까이 아그레망이 나오지 않으면서 외교가에선 한·미 갈등의 여파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초 주미대사 내정설이 나돌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 대해 “미국 측이 비공식적으로 거부 신호를 보냈다”는 미국 기자의 트위터 발언이 나온 뒤 이어진 아그레망을 둘러싼 한·미갈등설이었다. 이수혁 내정자에 대해선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한국을 향해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강했다. 한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 공세 등 미국 내 현안에 쫓겨 외교 분야 결재를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현 조윤제 주미대사의 경우 아그레망은 43일 만에 나왔다.

앞서 조윤제 대사는 국감 답변에서 이 내정자의 아그레망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행정절차상 지연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미국 정부에 신속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정중히 요청했고, 곧 부여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사건으로 공석이던 주미대사관 정무공사직에 문승현 체코대사를 지난 5일자로 임명했다. 1988년 외무고시(22회)에 합격한 문 대사는 북미1과장, 북미국 심의관, 북미국장 등을 지낸 미국 전문가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외교비서관을 지낸 그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체코 주재 대사로 일해왔다.

주로 국장급이 가는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자리에 현직 대사가 임명된 것은 관행에 비춰봤을 때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외교부는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직급을 고위공무원단 나급에서 가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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