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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규탄" vs "조국 수호" 세대결···서초동 아침부터 두 토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오후 1시 30분 무렵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반포대로. 이병준 기자

5일 오후 1시 30분 무렵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반포대로. 이병준 기자

5일 오전 11시 무렵, 주말에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앞은 집회 참가자로 붐볐다. 이날 오후 5시에는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의 ‘조국 규탄’ 집회가, 오후 6시에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제2차 대규모 촛불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일찍부터 서초동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깔개와 촛불, 피켓 등을 준비해 반포대로에 자리를 잡았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중장년층이었지만 이따금 청년층 및 가족을 동반한 집회 참가자들 역시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손에 쥔 피켓으로 구분됐다. ‘조국수호 검찰 개혁’ ‘특수부 폐지 공수처 설치’ ‘사법 적폐 청산하자’는 등이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든 참가자들이 반포대로 중앙에 늘어섰고, ‘조국 구속 법치 수호’ ‘문재인을 탄핵하자’는 등 빨간색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오후 12시 무렵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모여 ‘조국을 구속하라’ ‘조국이냐 문재인이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무렵 '검찰개혁' 맞불집회가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병준 기자

이날 오후 12시 30분 무렵 '검찰개혁' 맞불집회가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병준 기자

오후 1시 30분 무렵 집회 참가자들은 반포대로 대법원 앞 일대를 가득 채웠다. 서초역사거리 중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민가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참가자들은 피켓을 흔들며 호응했다. 스크린 밑으로는 '이제는 울지 말자 이번엔 지키자 우리의 사명이다'가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는 계속해 불어났다. 지역 이름이 적힌 깃발을 들고 무리를 지어 집회 행렬에 합류하는 이들도 보였다.해당 집회로 오전부터 서초역사거리 일대 교통이 통제됐다. 소방본부는 구급차 11대와 구급대원 21명을 배치해 상황을 지켜봤다.

이날 대검찰청 정문 앞에는 '검찰 화이팅'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시민들이 갖다 놓은 꽃다발이 현수막 아래로 가득했다.

대검찰청 앞에는 현수막과 함꼐 꽃다발이 가득했다. 이병준 기자

대검찰청 앞에는 현수막과 함꼐 꽃다발이 가득했다. 이병준 기자

양측 집회 참가자들의 공통적으로 ‘태극기’를 집회에 사용했다. ‘검찰개혁’ 집회 참가자들은 한 면에는 태극 문양이, 다른 면에는 사괘 중 하나가 그려진 피켓을 들었다. ‘항일의병’이 적힌 티셔츠를 입거나 ‘토착 왜구 박멸하자’는 내용의 피켓을 든 참가자들도 적잖이 보였다. 반면 ‘조국 규탄’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다. 군복을 착용한 참가자 역시 양측에서 목격됐다.

서울 서초역 각 출구 앞에는 ‘장터’가 섰다. 각종 음식과 LED 촛불, 부부젤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뒷모습이 그려진 티셔츠 등이 판매됐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구호 서명 및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처리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의원을 처벌해달라는 서명도 진행됐다. 서초역부터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정문 앞에 이르기까지 노년의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 욕설과 비난을 주고받는 모습이 계속해 보이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일 광화문 집회에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한 46명 중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한 1명을 당일에, 혐의를 시인하고 불법 및 가담 정도가 경미한 43명을 4일 석방했다고 밝혔다. 사다리 등을 이용해 경찰 안전펜스를 무력화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주도한 2명에 대해서는 5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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