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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감] 신창현 "어린이 기준 1888배 '납 범벅' 페인트 유통"

중앙일보

입력

 2일 세종 환경부 청사에서 열린 2019년 국정감사에서 납이 어린이 제품 기준치 함량의 1888배 검출된 페인트를 들고 질의하는 신창현 의원. [사진 신창현의원실]

2일 세종 환경부 청사에서 열린 2019년 국정감사에서 납이 어린이 제품 기준치 함량의 1888배 검출된 페인트를 들고 질의하는 신창현 의원. [사진 신창현의원실]

시중에 판매 중인 페인트 5종에서 기준치의 최고 28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CC·삼화·강남제비스코·노루 등 4개 회사의 5개 페인트 제품에서 허용기준치보다 최고 283배 많은 납이 검출됐다.

현재 환경보건법 상 페인트의 납 함량 기준치는 총 무게의 0.06%다.
어린이 제품안전특별법상으로는 90ppm까지 허용된다.

페인트 4개사 5개 제품에서 납 초과검출

[자료 노동환경건강연구소,신창현의원실]

[자료 노동환경건강연구소,신창현의원실]

이번 조사 결과 KCC페인트에서는 16만 9929ppm(17.0%), 삼화페인트는 13만 2965ppm(13.3%), 강남 제비스코에서는 13만 2065ppm(13.2%)과 12만 7687ppm(12.8%), 노루페인트에서는 975ppm(0.1%)의 납이 검출됐다.

각각 환경보건법 상 기준치의 283배, 221배, 213배, 1.6배에 해당하고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기준치의 각각 1888배, 1477배, 1467배, 1418배, 10.8배나 된다.

이 회사들은 심지어 지난 2016년 환경부와 '페인트 유해화학물질 사용 저감을 위한 협약'을 맺었지만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협약은 "2017년부터 납, 카드뮴, 크롬6가 화합물을 건축용 페인트에 사용하지 않고, 다른 용도의 페인트에도 사용을 줄이도록 대체물질 개발에 노력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어린이 기준 1888배 납 페인트, 어린이 놀이터에 범벅

페인트 용기 뒷면에 작게 쓰인 '어린이 및 동식물 주의' [사진 신창현의원실]

페인트 용기 뒷면에 작게 쓰인 '어린이 및 동식물 주의' [사진 신창현의원실]

이 페인트들은 철‧목재의 마감용으로, 어린이 놀이터에도 많이 쓰였다.

신창현 의원은 2일 환경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납 함량 어린이 기준치의 1888배나 초과한 납 범벅 페인트인데, 눈에 보일까말까 한 작은 그림에 ‘유아용품 및 식품 저장용에 쓰지 말라’는 문구 하나가 전부”라며 “그런데도 어린이 놀이터에 쓰여서, 아이들이 매일 손으로 만지고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엔 환경계획(UNEP), 미국, 중국, 일본 등 나라에서는 국내 어린이 대상 제품의 납 함량 기준인 ‘90ppm’이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EU는 페인트에 납 사용이 아예 금지돼있다.

신 의원은 “중국도 납 함량을 초과한 페인트는 사용 금지를 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가야 하지 않겠나”며 “2016년 협약은 협약이고, 실제로는 법을 위반하고 업체에 대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산업부와 협의해 납 초과 함유 페인트 제품에 대해 경고‧보완조치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환경보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어린이 활동공간에 사용되는 페인트에는 납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페인트만 사용하는 등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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