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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북미·유럽서 '수소버스·트럭' 미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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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현대자동차가 북미 수소전기 트럭·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스위스와 합작법인을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에 이어 북미시장도 공략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수소전기 트럭·버스 시장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친환경 트럭 수요 점차 늘어 #장거리 왕복 주행 특성상 #'경제성·시간단축' 수소차 우위

현대차는 미국 커민스 사와 최근 수소연료전지 분야 전략적 협력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최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양사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된 파워트레인을 공동개발해 북미 트럭·버스 제작업체에 판다.

현대차 수소전기 대형트럭.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 수소전기 대형트럭. [사진 현대자동차]

앞서 현대차는 스위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2025년까지 수소전기트럭을 1600대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수소전기 트럭·버스에 집중하는 것은 그 시장이 향후 커질 것이라고 봐서다. 유럽과 북미의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친환경 상용차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서다.

지난 2월 유럽연합(EU)은 버스와 대형트럭의 온실가스(C02)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19년 수준에서 30% 줄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그렇다면 왜 수소전기차일까.

땅덩이가 넓은 유럽과 북미에서 트럭·버스는 한 번에 1000㎞ 이상의 장거리를 왕복 운행한다. 대형트럭은 10~20t에 달하는 짐을 싣고 장거리를 주행하다 보니 연료가 많이 필요하다.

장거리 주행을 위해 전기차는 배터리를 더 많이 달아야 하고, 수소전기차는 대용량 수소연료탱크를 달아서 연료를 채워야 한다.

여기서 무게에 따른 연료효율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40t 트럭의 파워트레인 무게비율을 비교할 때 디젤차량이 7.5라고 가정하면 전기차는 10, 수소전기차는 7이다. 수소전기 트럭이 가장 적은 무게로 운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충전시간이 수 시간 이상 걸리는 점도 트럭·버스에는 맞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트러커(트럭운전자)는 목표 물량을 정해진 시간에 운송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인다"며 "전기차 트럭은 수십 시간까지 충전시간이 걸려서 부적합 하지만 수소전기트럭은 디젤차량과 비교해 연료충전시간이 차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수소충전 인프라가 적지만 정해진 거리를 왕복 주행하는 트럭·버스의 주행성향 상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대차는 중국 트럭·버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기차 인프라가 주류를 이루는 중국에서는 수소전기차 트럭·버스 도입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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