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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명길-美비건, 실무회담 진용 공개…北, "결과 낙관하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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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3라운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

북미 3라운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

이달 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이 20일 실무협상 수석대표가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임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담화'를 통해서다. 김 전 대사는 담화에서 "조미(북·미) 실무협상 우리측 수석대표로서 나는"이라는 표현을 썼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가 자신임을 밝힌 것이다. 김 전 대사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등판'함에 따라 실무협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북한대사 #비핵화협상 수석대표로 공식 호명

김 대사는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것에 대해 "낡아빠진 틀에 매여달려(매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치(추)장스러운 말썽군(꾼)이 사라졌다"며 환영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보좌했다. 하노이회담 이후 임기를 마친 뒤 북한으로 돌아가 외무성 순회대사에 보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판문점 회동에서 양측은 협상 대표단의 명단을 교환했었다. 미국 측은 비건 대표로 변함이 없지만 북한 측 대표단은 그간 베일에 싸인 상태였다.

북미 3라운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

북미 3라운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

김 전 대사는 북한 외무성의 미국통 파벌에 속해있다. 6자회담 때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관여하면서 대미 협상 경력도 풍부히 쌓았다. 이에 따라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통일전선부 라인이 장악했던 협상권이 외무성으로 넘어간 모양새가 굳어졌다. 북한은 이용호 외무상-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김명길 수석대표로 꾸려지는 외무성 중심 협상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김 전 대사는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북미) 관계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봤다"며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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