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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7번째···대한민국 특허 200만호, 文이 직접 서명·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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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한민국 특허증 200만호가 나왔다. 1948년 중앙공업연구소가 등록한 1호(유화염료제조법) 이래 71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등록증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등록증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만호 주인공은 바이오벤처 기술을 특허 등록한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다. 암을 치료하는 항체를 세포질 속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항체가 세포질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제약사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뒤 2016년 8월 김용성 아주대 교수와 오름테라퓨틱을 공동창업했다. 이 대표는 사노피 아시아연구소장을 지내던 2012년 대덕연구단지에서 혁신신약 전문가그룹인 혁신신약살롱을 주도해서 만들기도 했다.

사실 특허 등록 추이는 곧 우리 경제의 성장사였다. 1977년 상공부 특허국이 특허청으로 승격되기 전까지도 한국의 연간 특허 등록건수는 수백 건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1979년 1419건으로 처음으로 1000건 대에 올라선 뒤, 1992년 1만502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1만건을 넘겼다. 2006년에는 12만790건으로 연간 10만건을 기록했다.

특허 등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허 등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허 등록 건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건 휴대전화가 대중화되고 반도체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부터다. 강세였던 화학 분야 비중이 낮아지고 IT분야 특허등록이 급증했다. 한국의 100만호 특허도 2010년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다이아벨이 개발한 기술에서 나왔다. 1948년 유화염료제조법이 최초 특허 등록된 지 62년 만이다.

 이후 100만호에서 200만호 특허가 나오기까지는 9년 밖에 안 걸렸다. 미국(1935년), 프랑스(1985년), 영국(1986년), 일본(1995년), 독일(2015년), 중국(2016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과거에 60년 넘게 걸려 100만 건이 쌓였던 게 겨우 9년에 걸친 짧은 시간에 추가로 100만 건이 나왔다”며 “최근 10년 동안 우리 기업들과 연구자 스스로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하고 있다는 뜻인만큼 우리 기술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밝혔다. 또 “4차 산업혁명과 관계된 특허가 다른 분야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의 분야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만호를 각별히 챙겼다.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수여식을 했다. 디자인등록증 100만호(스마트 안전모)와 함께였다. 장소만 특별했던 게 아니었다. 특허청장 서명만 들어갔던 기존 증서와 달리 대통령 서명이 들어가고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무늬와 무궁화가 새겨져 있다. 크기도 일반 특허증보다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등록증을 전달한 뒤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특허 200만호 발명자인 김용성 아주대 교수, 특허권자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문 대통령, 디자인 100만호 디자인권자인 한형섭 HHS 대표, 창작자인 김관명 울산과학기술원 부교수. 2019.09.19 청와대사진기자단 / 경향신문 김기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등록증을 전달한 뒤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특허 200만호 발명자인 김용성 아주대 교수, 특허권자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문 대통령, 디자인 100만호 디자인권자인 한형섭 HHS 대표, 창작자인 김관명 울산과학기술원 부교수. 2019.09.19 청와대사진기자단 / 경향신문 김기남 기자

문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1년에 21만 건 정도 특허 출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 건수로 치면 세계 4위에 해당하고, 그리고 GDP(국내총생산) 당 또 국민 1인당 특허 건수로도 세계 1위, 우리가 아주 당당한 세계 4위 특허강국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각별히 생각되는 것이 기념비적인 호수도 중요하지만 암 치료에 도움이 되거나 또는 국민들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기술과 디자인으로 200만호, 100만호를 기록한 것이어서 더더욱 뜻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과의 분쟁도 거론하며 특허청을 독려했다. 그는 “소재·부품·장비 부분에서 일본이 압도적으로 많은 특허를 출원해뒀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기술성장에 하나의 장벽이 되고 있다”며 “우리가 기술 자립화를 하려면 단지 R&D(연구개발)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특허분쟁이 일어나면 이길 수 있도록 정부가 충분히 뒷받침해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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