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 "사우디 피격시설 복구 돕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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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지난 주말 사우디 석유 시설에 대한 공습 등을 논의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25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먼저 “사우디 석유 시설에 드론 공격이 발생,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왕세자와 사우디 국민께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는 테러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며, 국제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이번 공격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무함마드 왕세자도 “주요한 유전지역에 대한 유례없는 공격으로 중동지역을 비롯해 글로벌 석유공급시장이 위협받는 피해가 생겼다”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하나의 목소리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 대처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공 방어체제 구축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양 정상은 긴밀히 협의해 가기로 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탈황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도입에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나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제유가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원유의 약 30%를 사우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피격시설의 조속한 복구가 이뤄지기를 바라며, 복구 과정에서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흔쾌히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번 테러로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50%가 줄었지만, 비축량을 긴급 방출하는 등 복구작업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며 “현재 3분의 2가량이 복구됐고, 열흘 안에 생산량의 100%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지난 6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지난 6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6월 방한한 무함마드 왕세자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회담 이후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 관련 후속 조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무함마드 왕세자도 “지난 6월 방한은 무척 유익하고 성과가 컸다”고 답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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