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 낙엽처럼 떨어졌다. 태풍 링링이 앗아간 과수원의 가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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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호 태풍 '링링'이 서해안을 지나 북상 중인 7일 오후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리 한 과수원에서 농장주가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며 망연자실 하고 있다. [뉴스1]

제13호 태풍 '링링'이 서해안을 지나 북상 중인 7일 오후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리 한 과수원에서 농장주가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며 망연자실 하고 있다. [뉴스1]

태풍 '링링'은 바람이 무서웠다.
7일 하루 종일 한반도를 거세게 흔들어놓았다.
아파트 외벽이 뜯겨 나가고, 담벼락이 무너졌다.
나무들은 종일 펄럭이며 아직 물들지 않은 이파리를 털렸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의 한 과수원 땅바닥에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진 낙과가 가득하다. [사진 순천농협]

전남 순천시 낙안면의 한 과수원 땅바닥에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진 낙과가 가득하다. [사진 순천농협]

이런 형편이니 과수원이 온전할 리 없다.
추석을 앞두고 탐스럽게 익어가던 사과, 배가 우수수 떨어져 버렸다.
하루만 더, 하루만 더 가슴 졸이며 출하를 고대하던 농민들은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봄부터 정성을 들여 키운, 자식 같은 과일이 풀밭을 그득 덮고 말았다.

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의 한 과수 농가에서 농민이 태풍 링링으로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를 거두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의 한 과수 농가에서 농민이 태풍 링링으로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를 거두고 있다. [연합뉴스]

바람이 잦아들고 아침이 찾아왔다.
떨어진 과일을 수습해 본다.
상처 입은 과일은 금세 썩는다.
상품 가치는 전혀 없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태풍 링링으로 수확을 앞둔 충남 예산군 오가면의 한 사과농장이 낙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태풍 링링으로 수확을 앞둔 충남 예산군 오가면의 한 사과농장이 낙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링링 영향으로 수확을 앞둔 충남 예산군 오가면의 한 사과농장이 낙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링링 영향으로 수확을 앞둔 충남 예산군 오가면의 한 사과농장이 낙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리 한 과수원에서 농장주가 떨어진 배를 줍고 있다. [뉴스1]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리 한 과수원에서 농장주가 떨어진 배를 줍고 있다. [뉴스1]

그래도 온전한 것들을 골라 본다.
주저앉을 수는 없으니, 다시 힘을 낸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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