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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속터져 미치겠네"… '헬튼 왜 그랬어?'

중앙일보

입력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18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 피츠버그의 경기.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가운데 펼쳐진 8회초 콜로라도 공격.

선두타자 헬튼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1사 후 앳킨스의 우중월 2루타가 터져 나왔다. 앳킨스의 타구는 펜스 하단을 직접 맞힐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여서 1루주자의 홈인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1루주자 헬튼은 부지런히 주루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헬튼은 3루를 돌기 직전 뒤를 한번 쳐다보는 행동을 했다. 달리는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3루를 지난 헬튼은 다시 열심히 홈플레이트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상대의 중계플레이가 너무 깔끔했다. 공은 피츠버그 야수들의 군더더기 하나 없는 중계플레이에 의해 정확히 홈으로 날아들었고, 헬튼은 간발의 차이로 아웃됐다.

여기서 헬튼의 메이저리거답지 못한 주루플레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3루 주루코치가 홈으로 대시하라는 사인을 냈는데도 헬튼이 뒤를 돌아봤다는 사실이다.

헬튼의 쓸 데 없는 동작은 달리는 탄력을 떨어뜨렸고 결국 홈에서 아웃돼 귀중한 역전점수를 얻는 데 실패했다.

만약 여기서 콜로라도가 역전점수를 뽑았더라면 콜로라도는 승리할 수 있었고 김병현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듯이 야구도 흐름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로서는 점수를 얻어야 할 상황에서 점수를 얻지 못했으니 8회말에 점수를 내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승리 대신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쓴 김병현의 속마음은 헬튼을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헬튼, 너 왜 그랬어?'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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