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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퍼카처럼 고성능 탑재 … ‘화끈함’으로 존재감 높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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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완성차 업체에게 브랜드 이미지는 중요하다. 무엇보다 ‘잘 달린다’는 이미지를 쌓고 싶어한다. 잘 달리고 회전하고 멈추는 자동차의 기본기를 중시하는 이유다. 막대한 돈을 써 가며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대 앞두고 개성 요구 돼자동차 업계 이미지 강화 경쟁 #대중적 브랜드에 튀는 성능 더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기술력과 역사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BMW M·메르세데스-AMG 같은 고성능 디비전과 양산형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탈리아·영국 브랜드도 모터스포츠에서 이룬 업적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한다. 벤틀리는 럭셔리 브랜드지만 레이스 서킷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고가에 팔리는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는 뚜렷한 개성을 갖는다. 반면 대중 브랜드는 무난함이 기본이다. 튀지 않아야 많은 소비자에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변혁의 시대여서다.

전기차 시대로 바뀌면 모든 자동차가 비슷해진다. 프리미엄 브랜드나 럭셔리 브랜드처럼 이미지 구축을 확실히 해온 제조사와 달리 대중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잊힐 가능성도 크다.

이런 이유에서 대중 브랜드들도 ‘화끈한’ 자동차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술력도 알리면서 소비자가 동경하는 차를 선보여 브랜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단 3초

GM은 수퍼카처럼 엔진을 뒤에 얹은 쉐보레 콜벳을 내놨다. 기본 모델이 495마력 성능을 낸다. [사진 GM]

GM은 수퍼카처럼 엔진을 뒤에 얹은 쉐보레 콜벳을 내놨다. 기본 모델이 495마력 성능을 낸다. [사진 GM]

쉐보레는 최근 8세대 콜벳을 내놨다. 기존에는 엔진이 운전석 앞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수퍼카처럼 엔진을 운전석 뒤에 얹었다. 8기통 6.2L 엔진은 최고출력 495마력을 내며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3초 밖에 안 걸린다.

상급 모델인 콜벳 Z06는 약 800마력, 최상급 모델인 콜벳 ZR1은 약 1000마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형 모델은 미국 현지에서 6만 달러(약 7300만원)부터 팔린다.

가벼운 차체, 강화된 부품으로 동력 높여

현대자동차도 고성능 모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 N을 공개한 이후 다양한 N 모델을 국내외 시장에 내놨다.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와 TCR(투어링 카 레이스) 등에서 활약하며 얻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양산차에 담았다는 점도 알린다.

현대차의 i30 N 프로젝트 C는 i30 N에 경량화 및 부속 강화를 통해 성능을 강화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i30 N 프로젝트 C는 i30 N에 경량화 및 부속 강화를 통해 성능을 강화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최근에는 i30 N 프로젝트 C(i30 N Project C)도 공개했다. i30 N 프로젝트 C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에어리어 C(Area C) 트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더 가벼운 차체와 강화된 부품을 써 i30 N의 동력성능을 높였다.

양산차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혹독하게 테스트한다. 최근 현대·기아·제네시스 상품 담당자 20여 명이 뉘르부르크링으로 출동해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센터를 운용 중이다.

‘F1’ 참가 노하우 신차 성능으로 적용

르노는 서킷에서 수퍼카급 성능을 발휘하는 해치백을 내놨다. 메간 RS 트로피-R은 최고출력 300마력을 발휘한다. F1을 비롯해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가해 얻은 노하우를 적용했다. 메간 RS 트로피-R은 뉘르부르크링에서 7분 40초라는 랩타임 기록도 달성했다. 앞바퀴를 굴리는 자동차 중에서 가장 빠르다. 최고출력 수백 마력에 이르는 후륜구동 스포츠카들도 내기 힘든 랩타임이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도요타 캠리 TRD. [사진 토요타자동차]

고성능을 지향하는 도요타 캠리 TRD. [사진 토요타자동차]

무난하고 잔고장 없다는 이미지를 갖춘 도요타도 고성능에 집중한다. 도요타는 고성능을 담당하는 TRD(Toyota Racing Development) 라인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미 캠리·아발론·타코마 등 모델에 TRD 라인업이 추가됐으며, 앞으로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다. 후륜구동 스포츠카 수프라도 공개했다. 경량 미드십 스포츠카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토요타 아키오(豊田章男) 회장은 신차를 직접 테스트하는 ‘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한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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