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도전장 낸 일신간 「아니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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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시하라의원등 공저 타임스지서 소개>
최근 미국신문에 일본책한권의 내용이 「서평」이 아닌 뉴스로 보도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전자제품으로 유명한 소니사의 모리타 이기오(성전소부)회장과 소설가 출신의 중의원의원이며 지난번 자민당총재경선에 나섰던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신대랑)의 공저 『아니오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이란 책이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것이다.
이 책이 미언론의 눈길을 끈 이유는 이제 일본은 더이상 미국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서자처신을 할필요가 없다는 강경한 국민자존심 회복과 국수적 자세를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극우노선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시하라의원은 일본기술의 우위를 지적하면서 『미국이 아무리 군비를 확대한다해도 만약 일본이 어느날 「더 이상 당신들에게 반도체를 팔지않게다」하면 미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이 책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미언론은 취급하지 않았지만 더욱 우리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일본의 식민통치와 미국의 그것을 비교한 대목이다.
미국이 필리핀에 대한 식민통치를 「민주주의의 진열장」이라고 눌렀지만 이는「텅빈 진열장」이라고 이시하라는 꼬집고 『미국은 필리핀 문화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하기를 주저했다』는 등의 「오류」를 지적했다.
창씨개명·국어사용금지등 식민지 문화말살정책의 역사적 과오를 범한 일본이 스스로의 죄과를 뉘우치기는 커녕 도리어 남의 흉을 보고있는 것이다. 그의 해괴한 망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한국·대만·싱가포르등의 아시아국가들은 경제적 성공을 이루였다. 이들은 모두한때 일본의 통치하에 있었다.
일본통치하에서 「일부」부정적인 일들이 있었던 것은 알고 있지만 「많은」긍정적변화가 남겨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통치를 받았던 나라들, 필리핀·아프리카국가들, 중남미등이 모두 절망적인 상태에 빠져있다』고 지적해 은근히 일본 식민통치의 치적을 내세웠다.
그는 아시아신흥공업국(NICS)이 이제 일본을 추적하고 있고 일본을 불안하게도 만들지만 『일본은 미국을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아시아를 필요로 하고있어 이들 아시아국가들과 화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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