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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가 ‘씽씽이’ 만드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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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기아차가 27일 공개한 빌트인 타입의 전동 스쿠터. 접이식으로 차량 내부에 장착했다가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사진 각사]

현대·기아차가 27일 공개한 빌트인 타입의 전동 스쿠터. 접이식으로 차량 내부에 장착했다가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사진 각사]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동 스쿠터’에 빠졌다. 전동 스쿠터는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개인용 이동수단이다. 어린이들이 발로 밀며 타는 ‘씽씽이(킥보드)’와 비슷하지만, 미래 모빌리티(이동성)의 핵심 이동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공유 모빌리티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 빌트인 전동 스쿠터 공개 #차에 싣고 다니며 충전 20㎞ 달려 #주차 뒤 짧은 거리 이동 장점

현대·기아차는 27일 차에 싣고 다니며 충전하고 사용할 수 있는 ‘빌트인(built-in)’ 타입의 전동 스쿠터를 공개했다.

평소에는 접이식으로 차량 내부에 장착됐다가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활용해 충전하고 사용자는 주차 후 꺼내 최종 목적지까지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27일 공개한 빌트인 타입의 전동 스쿠터. 접이식으로 차량 내부에 장착했다가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사진 각사]

현대·기아차가 27일 공개한 빌트인 타입의 전동 스쿠터. 접이식으로 차량 내부에 장착했다가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사진 각사]

이른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인데, 자동차나 대중교통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단거리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1인용 이동수단이고 친환경적이어서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로도 불린다. 현대·기아차는 전동 스쿠터를 2021년 출시하는 신차에 선택 사양으로 탑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0.5Ah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20㎞가량 달릴 수 있다. 무게는 7.7㎏이며 접이식으로 만들어져 보관하거나 대중교통에 탑승할 때 들고 탈 수 있다.

향후 회생제동(제동할 때 발생한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것) 시스템을 탑재해 주행거리를 7%가량 늘릴 방침이며 차량·모바일 기기와 연동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전동 스쿠터 개발을 맡은 현대·기아차 로보틱스팀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차량과 전동 스쿠터를 연동하는 개발해 제공하면 미래 모빌리티 시대 고객의 이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보다 앞서 전동 스쿠터를 선보인 완성차 업체도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는 이달 초 ‘e트론(e-tron)’ 스쿠터를 선보이고 내년 하반기쯤 판매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아우디가 이달 초 선보인 ‘e트론’ 스쿠터. [사진 각사]

아우디가 이달 초 선보인 ‘e트론’ 스쿠터. [사진 각사]

일반적 전동 스쿠터와 달리 e트론 스쿠터는 바퀴가 4개여서 안정성이 높고 역동적인 회전이 가능하다. 스케이트보드 모양 발판 위로 삽 손잡이 모양의 핸들 바(handle bar)가 달린 형태다. 스케이트보드처럼 몸의 중심을 이동하면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론 물건을 들거나 차량·사람에 수신호를 보낼 수 있게 했다.

무게는 11.8㎏으로 좀 무겁지만 접어서 트렁크에 넣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들고 탈 수 있다. 전기차 트렁크 내 전용 소켓으로 충전할 수 있다. 아우디 역시 전기차 e트론에 옵션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는 승객뿐 아니라 화물 배송에서도 각광받는다.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고 라이드 쉐어링을 통해 전기 자율주행차 확산을 유도할 수 있어서다. 이른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로봇 전문 업체 어질리티 로보틱스와 함께 이족(二足)보행 로봇을 만들고 있다.

화물차 짐칸에 접혀서 충전하다 배송지에 도착하면 스스로 내려 두 팔로 화물을 들고, 두 발로 걸어 현관에 갖다 놓는다.

프랑스 르노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용 자율주행 전기차 ‘이지 프로(Ez-Pro)’를 선보였고, 일본 도요타는 ‘e-팔레트’란 이름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했다. 승객 이송과 화물 배송이 모두 가능한 형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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