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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법인 줄 알았는데…인도산 마두카 열매 탈모에 탁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도 북부지방의 부족들이 머리나 피부에 바르던 마두카 열매. [사진 충북산학융합본부]

인도 북부지방의 부족들이 머리나 피부에 바르던 마두카 열매. [사진 충북산학융합본부]

인도 북부의 부족이 민간요법으로 사용한 마두카 나무 열매가 탈모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 원주민 쓰던 마두카서 탈모 완화 물질 찾아 #충북대 공동연구팀, 마두카 샴푸 시험군 모발 증가 #마두카 발효 물질, 모발 생성·콜라겐 분해 억제 기능 #경구용 탈모약보다 효과 탁월 지난 5월 상용화

27일 충북산학융합본부에 따르면 충북대 의대 최재운 교수와 바이오인터체인지 공동연구팀은 마두카 씨앗에서 추출한 천연계면활성제가 탈모 증상 완화에 효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마두카 열매는 인도 북동부에 사는 주민들이 피부병을 고치고, 머리에 윤기가 나게 하려고 바르던 식물이다. 공동연구팀 김태명 박사는 “인도의 고문헌을 확인하던 중 북부 원주민들이 마두카 열매에서 짠 기름으로 음식을 해 먹거나 술을 만들고, 피부나 머리에 바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마두카를 활용해 샴푸를 만들어 시험한 결과 실제 탈모에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탈모의 원인은 모발을 만드는 물질이 체내에서 줄어들거나, 두피 혈관이 좁아져 모근에 영양공급이 어려울 경우 나타난다. 모발의 생성과 성장을 촉진하는 인간모유두세포(human Dermal Papilla Cell)가 기능을 제대로 못 해도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마두카 씨앗에서 미생물 발효과정을 거쳐 추출한 소포로리피드는 탈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충북산학융합본부]

마두카 씨앗에서 미생물 발효과정을 거쳐 추출한 소포로리피드는 탈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충북산학융합본부]

연구팀은 마두카 열매에서 뽑은 ‘소포로리피드(Sophorolipid)’가 탈모 치료를 돕는다고 했다. 이 물질은 마두카에서 추출한 오일을 미생물을 활용해 발효해 얻어지는 물질이다. 비누나 세제처럼 세척이 쉬운 계면활성 기능이 있다. 화학계면활성제와 달리 천연에서 얻는 물질이라 생분해가 가능하고 피부 트러블 등 부작용이 없다. 김 박사는 “마두카에서 소포로리피드를 추출하는 게 핵심 기술”이라며 “처방을 받아야 복용이 가능한 경구용 약물보다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샴푸에 탈모 완화 물질을 넣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모발 수 평가에서 마두카(소포로리피드)가 함유된 물질은 탈모에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군 24명에게 이 성분을 넣은 샴푸를 6개월간 사용하게 했는데, 두피 1㎠당 모발 수가 평균 176개에서 183개로 증가했다. 이 샴푸를 쓰지 않은 대조군(27명)은 모발 수가 173개에서 171개로 감소했다. 인간모유두세포의 성장효능 평가에서는 모발 생성 촉진제로 쓰이는 미녹시딜(minoxidil)보다 약 4∼5% 정도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마두카가 털주머니(모낭)에 있는 콜라겐이 파괴되는 것도 막는다고 했다. 콜라겐은 모발을 만드는 주요 성분이다. 자연적인 노화 현상에 따라 모낭의 모모세포가 분열하면서 모발을 만드는 콜라겐까지 분해되는데, 마두카 성분은 콜라겐분해효소를 억제하고 콜라겐 생성을 향상한다고 했다. ‘마두카소포로리피드’를 사용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콜라겐분해효소의 억제율이 55%, 콜라겐 생성이 98% 증가된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인도 북부지방의 부족들이 머리나 피부에 바르던 마두카 열매. [사진 충북산학융합본부]

인도 북부지방의 부족들이 머리나 피부에 바르던 마두카 열매. [사진 충북산학융합본부]

두피 혈관을 좁게 하고 모공을 막아 혈류를 감소시키는 활성산소 억제 효능 평가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김 박사는 "마두카 추출물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과 비슷한 수준인 40%∼45%의 높은 효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5알파-디덕타제’의 억제하는 기능도 있었다. 5알파-디덕타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을 받아 탈모를 일으키는 물질을 만든다. 연구팀은 마두카 추출물을 활용한 샴푸를 쓰면 경구형 탈모 치료 물질인 ‘피나스테리드’보다 5알파-디덕타제 효소를 12%가량 더 억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마두카 샴푸와 헤어토닉은 지난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특허를 받았다. 기술을 이전받은 바이오인터체인지는 국내외 인증을 거쳐 지난 5월 제품을 출시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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