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는 세대·이념·지역을 넘어 반대가 우세했다. 세대별로는 20대의 반대가 두드러졌고,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도 반대가 우세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3~24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자칭 진보” 응답자 반대 더 많아 #정의당 지지층 찬 49% 반 42% #호남지역은 찬성 44%, 반대 40%
◇20대 10명 중 7명이 반대=20대 응답자 중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성은 16.2%에 그쳤다. 반대는 68.6%였다. 60세 이상(찬성 15.0%, 반대 65.0%)보다 반대 응답이 많았고, 찬성 응답은 50대(찬성 27.2%, 반대 64.8%)보다 적었다. 30대(찬성 40.1%, 반대 49.1%)·40대(찬성 42.6%, 반대 50.9%)도 반대가 찬성보다 더 많았지만, 그 차이는 20대와 50대 이상보다는 적었다.
각 표본수는 적지만, 20대 중에서도 남성의 반대가 뚜렷했다. 20대 남성 응답자 중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77.6%로, 60세 이상 남성(반대 66.3%)보다 많았다. 20대 여성 응답자 중 반대는 57.7%로 다소 차이가 났다.
전체 성·연령층을 통틀어 찬성 응답이 과반인 경우는 없었다.
◇진보도 반대우세=이번 조사에선 응답자에게 이념 성향을 물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진보적’이라고 밝힌 이들은 27.2%, 중도 37.1%, 보수 26.0%였다.(모름·무응답 9.7%)
이중 진보적이라고 답한 사람 중에서도 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의견은 44.9%, 반대 의견은 47.9%로 반대가 3.0%포인트 높았다.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중에서는 14.6%가 찬성했고, 77.2%는 반대했다.
중도층에서도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견해가 더 많았다. 자신의 이념이 ‘중도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중 찬성은 26.6%, 반대는 61.4%였다. ‘모름·무응답’ 응답자 중 찬성은 11.8%에 그쳤고, 반대는 46.9%였다. 다만,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응답도 41.3%였다.
진보 성향 응답자가 조 후보자 임명 반대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여러 의혹 때문에 공정·정의를 내세울 자격이 없어서’(61.1%)였다. ‘말과 행동이 달라서’(19.9%),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오히려 방해가 될 거 같아서’(11.3%)가 그 뒤를 이었다. 보수 성향 응답자의 경우 ‘여러 의혹 때문에 공정·정의를 내세울자격이 없어서’(44.6%)와 ‘말과 행동이 달라서’(40.7%)가 비등했다.
지지 정당별 차이는 확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에선 조 후보자 임명 찬성이 55.2%, 반대는 33.2%였다. 찬성 응답이 22.0%포인트 많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에선 4.4%만이 조 후보자 임명에 동의했다. 반대는 88.9%였다.
‘데스노트(일본 원작 만화 제목으로 어떤 이의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은 죽는 사신의 공책)’를 쥐고 있다는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응답이 49.1%, 반대 응답이 41.7%였다.
◇PK서도 “임명 반대”=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응답이 찬성 응답보다 많았다. 호남(광주·전라) 지역 응답자 중 찬성은 44.3%, 반대는 40.0%로, 그 차이는 4.3%포인트였다.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그의 고향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높았다. PK 응답자 중 찬성은 20.8%, 반대는 62.9%였다. 반대 응답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경북(TK·69.0%)이었고, 서울(67.4%)과 강원·제주(63.3%)가 그 뒤를 이었다. 찬성 응답이 가장 적은 지역은 TK(17.5%), PK(20.8%), 서울(23.7%) 순이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찬성 29.9%, 반대 59.4%), 대전·세종·충청(찬성 38.5%, 반대 50.7%)도 반대가 절반을 넘었다.
모든 지역에서 ‘여러 의혹 때문에 공정·정의를 내세울 자격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반대 이유 1위였지만, 대전·세종·충청에서만 ‘말과 행동이 달라서’(43.5%)라는 응답이 ‘자격이 없어서’(34.2%)라는 답보다 많았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3~24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유선 269명, 무선 731명)을 실시했다. 평균 응답률 15.2%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