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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공주대 인턴 적극활동" 해명에도···저자 논란 여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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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사모펀드와 사학재단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사모펀드와 사학재단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그의 딸(28)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국립 공주대 인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국제 학술대회 발표 초록(요약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 측의 적극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제학회에서 발표하는 수준의 연구를 학기 중에 하는 게 가능했겠냐"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조 후보자의 딸은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2009년 3월부터 8월까지 조류의 배양과 학회발표 준비 등 연구실 인턴활동을 했고, 주제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이 인정돼 그해 8월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조류학회 공동 발표자로 추천됐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 측이 공개한 인턴체험 활동 확인서. 인턴 활동 기록이 담겨 있다. [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조 후보자 측이 공개한 인턴체험 활동 확인서. 인턴 활동 기록이 담겨 있다. [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공주대 기초과학연구원 생명공학연구소장 직인이 찍힌 체험활동확인서도 함께 공개됐다. 확인서에는 조 후보자의 딸이 2009년 3월부터 8월까지 홍조식물의 배양과 성분화 관련해 유전자의 분자생물학적 탐지를 실습하고 학회 발표 자료 작성과 수정을 보조했다는 활동 기록이 담겼다. 공주대 K교수는 확인서에 “주제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이 인정돼 2009년 8월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조류회의 공동 발표자로 추천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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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학회지에 실리는 발표초록은 발간일보다 몇 달 앞서 마감한다. 당시 학술대회를 주최한 국제조류학회에 문의한 결과 2009년 학회 행사를 앞두고 발간된 국제조류학회지(Phycologia)의 발간일은 그해 7월 6일이다. 이 학회지에 실린 발표초록에는조 후보자 딸의 이름이 제3저자로 기재됐다. 발표초록은 논문보다 짧은 요약본을 말한다.

해당 국제학회에 참석했던 한 교수는 "10년 전에는 발표초록이 실린 학회지를 인쇄해 배포해야 하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발간일 몇달 전에 마감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생명공학 분야의 한 교수도 “해당 학회지가 7월 6일 나왔다면 발표초록 마감일은 4~5월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13년 8월에 진행된 그 다음번 국제조류학회의 경우 발표초록 접수 마감일이 4월 30일이었다.

K교수는 조 후보자의 부인 정모씨와 서울대 동기로, 같은 써클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K교수는 중앙일보에 "조 후보자 딸이 먼저 연락을 해와 면접을 보기로 했는데 면접에 대학 동기인 정씨가 함께 나타나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그가 일본 학술대회에 함께 가고 싶다고 해 가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니까 제3저자로 이름을 넣어줬다"고 밝혔다. 공주대는 K교수에 대한 연구윤리위원회를 지난 23일 열었으나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K교수는 윤리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23일 오전 충남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윤리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윤리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2009년 대학 생명공학연구소에서 김광훈 교수가 진행한 3주간 인턴십에 참여한 뒤 국제학술대회까지 동행한 게 적절했는지 등을 검토했다.[연합뉴스]

23일 오전 충남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윤리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윤리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2009년 대학 생명공학연구소에서 김광훈 교수가 진행한 3주간 인턴십에 참여한 뒤 국제학술대회까지 동행한 게 적절했는지 등을 검토했다.[연합뉴스]

법무부 인사청문회 측 해명에도 발표초록 마감일을 고려했을 때 고등학교 3학년 학기가 진행 중이던 조 후보자의 딸이 연구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 의문이 남고 있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이 발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경위에 대해 K교수는 "인턴 공고를 낸 것은 아니었고 조 후보자의 딸이 3~5월쯤 먼저 연락을 하며 인턴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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