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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뉴스]서지현 검사 페북 등장한 '휠체어 탄 라이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지현 검사 페북에 등장한 라이언 손그림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지현 검사, 이지현 작가, 이정헌 작가, 쵸키박 작가의 손그림. [사진 무의]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지현 검사, 이지현 작가, 이정헌 작가, 쵸키박 작가의 손그림. [사진 무의]

'미투 운동 1호' 서지현 검사의 페이스북에 지난 17일 휠체어를 탄 라이언 손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자폐아 비단이 아빠' 이정헌 만화가도 라이언 풍선이 잔뜩 매달린 휠체어에 탄 소년의 그림을 올렸다. 라이언이 어디 다치기라도 한 걸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펼쳐진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캠페인이 화제다.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 등 국내 인기 캐릭터들 중 "장애 반영 캐릭터는 왜 없을까" 묻는 시민들이 십시일반했다. 손그림만이 아니다.
'의족 수영선수' 김세진 선수의 어머니 양정숙씨는 해외에서 직접 모은 장애 반영 인형들을, 실제 휠체어와 목발 등을 쓰는 장애 당사자들은 캐릭터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올렸다. 장애아들이 고사리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었다.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한 홍윤희 무의 이사장과 딸 지민이 [사진 무의]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한 홍윤희 무의 이사장과 딸 지민이 [사진 무의]

이 캠페인을 기획한 장애인 이동권 증진 협동조합 '무의(장애를 무의미하게)'의 홍윤희 이사장에겐 실제로 휠체어를 타는 딸 지민이가 있다. 그는 "딸이 휠체어를 타고 밖에 나가면 함부로 만지거나 뚫어지게 쳐다보는 등 장애 인권 감수성에 무감한 사람들이 많다"며 "딸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장애에 편견이 없는 것을 보고 인식이 바뀌려면 어릴 적부터 장애가 있는 다양한 친구를 접해야 하는구나 느꼈다"며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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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5년 영국 장애아 부모들의 '토이라이크미(Toy Like Me)' 캠페인이다. 이들이 제작한 다리가 하나인 스파이더맨, 휠체어를 탄 요정 등이 SNS상에서 크게 화제가 되자 유명 장난감 회사 메이키즈(Makies)는 장애 반영 인형을 출시했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자폐 아동 '줄리아'나 휠체어 탄 영화속 수퍼 히어로 '자비에 교수(프로페서 X)' 등도 장애 반영 캐릭터다.

'당연하지 않다'고 말하기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장애 당사자들의 참가 사진. [사진 무의]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장애 당사자들의 참가 사진. [사진 무의]

무의의 캠페인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약 40일간 진행됐다. 라이언 등 인기 캐릭터를 휠체어에 앉힌 사진이나 장애 캐릭터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고 함께 할 사람 2명을 지목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시민들은 정해진 방법 외에도 클레이 아트, 인형용 목발 제작 등 여러 방식으로 화답했다. 총 330개의 해시태그와 439회의 공유가 이뤄졌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김원영 변호사, 한국 최초 장애인 여성 앵커인 홍서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대표 등 유명인들도 캠페인에 참가했다. 캠페인 기간은 끝났지만 지금도 관련 게시글이 줄을 잇는 중이다.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클레이로 제작한 휠체어 탄 라이언과 장애용구를 적용한 라이언. [사진 무의]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클레이로 제작한 휠체어 탄 라이언과 장애용구를 적용한 라이언. [사진 무의]

이번 캠페인은 당초 목표였던 게시물 300개를 넘겨 캐릭터 사업을 많이 하는 카카오·네이버 라인 등에 그 결과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홍 이사장은 이달 중 해당 기업들을 찾아 장애 반영 캐릭터 제작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는 "캐릭터의 설정을 바꿔야 하는 고충은 잘 알지만, 디자이너들이 다양성을 고민해보는 것 자체도 의미 있을 것"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장애 반영 이모티콘 공모전 등 다양하게 검토해줬으면 좋겠다. 기업들과 얘기가 잘 안 된다면 그때는 다른 캠페인을 꾸준히 또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 무의 인스타그램 캡쳐]

장애인 이동권 증진 콘텐트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SNS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 무의 인스타그램 캡쳐]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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