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열23위 김철수라 자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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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두율씨(左)가 김일성 사망 당시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을 잡고 울먹이고 있다. [TV 촬영]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씨의 간첩행위 등을 조사해 온 국정원은 1일 宋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임을 자백했으며, 그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해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宋씨는 1973년 노동당에 입당한 이래 2003년 3월까지 18차례에 걸쳐 북한에 들어가 '독일 유학생 포섭 및 조국통일 사업을 위한 지식인 중심의 조직결성'등을 지시받고 입북 때마다 1천~2천달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특히 91년 북한 김일성 (金日成) 주석을 면담한 뒤 95년까지 재독 북한 공작원을 통해 연구비 등 명목으로 매년 미화 2만~3만달러를 받아 합계 15만달러 정도를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宋씨는 또 98년 3월 부친이 사망했을 때 김정일 (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친필 지시에 따라 재독 북한 이익대표부로부터 조의금조로 1천5백마르크를 받았으며, 金위원장의 생일 등에도 '만수무강 기원 충성맹세문'등 충성서약서를 10여 차례 작성해 북한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있은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같이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鄭亨根)의원이 발표했다.

鄭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宋씨는 73년 9월 독일 거점 북한 공작원 이재원(李在元.71)에게 포섭돼 모스크바를 거쳐 입북한 뒤 2주일간에 거쳐 주체사상 학습 및 공작원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宋씨는 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재독 공작원으로부터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장의위원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입북, 노동신문에서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宋씨는 자신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및 중앙위원으로 당 서열 23위에 선임된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宋씨는 또 92년 자수한 재독 유학생 오길남씨가 86년 11월 유럽으로 침투해 망명신청을 했을 당시 吳씨에게 "내가 吳형이라면 북한에 다시 들어가겠다"고 재입북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지검 공안1부는 宋씨의 출국정지 시한이 오는 3일 끝남에 따라 2일 중 출국정지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宋씨는 2일 오후 국정원 수사결과와 관련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며, 여기에 국정원이 요구한 진지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宋씨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1일 오후 "송교수는 국정원에서 자신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된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며 "국정원이 유도심문을 통해 조서를 꾸민 것 같다"고 주장했다.

▶ [디지털국회]송두율 논란

박신홍.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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