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드러낸 폼페이오···'포스트 트럼프' 묻자 "못할 것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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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대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관 행사에서 “언젠가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폼페이오 장관은 “내가 다음에 뭘 하게 될지 예상할 수 있었던 적이 없다. 이 질문에 대해서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정을 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미국은 내게 굉장히 많은 것을 줬다”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가 미국을 위해 하지 않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대권에 대한 야망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30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30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그간 한ㆍ미 외교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백악관 입성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사정에 밝은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본지에 “폼페이오 장관이 캔자스 주지사를 한 뒤 대통령이 되는 루트에 야심이 있다는 얘기가 워싱턴에 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캔자스주 연방 하원의원 출신이다.

웨스트포인트 육군 사관학교를 1986년 수석졸업한 폼페이오 장관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뒤 국무장관으로 중용되면서 미국 안팎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29일 행사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군과 의회 및 정부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경력을 언급하며 “(미국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연단에 오르고 있다. 2019.6.30/뉴스1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연단에 오르고 있다. 2019.6.30/뉴스1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는 두터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시했다. 대신 폼페이오 장관의 직속 부하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53분 깜짝 회동을 가진 뒤 “폼페이오 장관이 고른 팀이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이끌 것”이라며 비건 대표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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