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사상투쟁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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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언론서 평양방송 논설분석
【동경=방인철 특파원】북한은 17일 평양방송의 논설을 통해『당의 혈통을 더럽히려는 이색적인 사상조류와의 투쟁이 전당적인 규모로 행해졌으며 김정일이 이 투쟁을 조직, 주체혈통의 순결성을 지켰다』고 보도해 북한내부에 사상투쟁 움직임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일본언론들이 보도했다.
18일 라디오 프레스지는『김정일 동지는 전당적인 투쟁에 의해 우리당의 혈통을 더럽히려는 모든 이색적인 사상조류를 극복, 청산토록 하여 주체의 혈통과 순결성을 깨끗하게 지켰다』고 한 이 논문을 인용, 이미 확립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김일성-김정일 세습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이 북한내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 (조일)신문은『김정일이 혈통의 순결성을 지켜냈다』는 평양방송 보도는 김이 권력세습에 반대하는 세력을 제거하는데 성공했음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요미우리 (독매)신문은 평양방송이 후계체제 반대세력이 있음을 밝힌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지만「전당적 투쟁」이 가리키는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지적, 앞으로의 요인실각 또는 인사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니치 (매일)신문은 이 같이 권력투쟁을 시사하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사건」이 이미 해결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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