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아쉬움이 가득한 판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통합예선> ●판양 3단 ○최정 9단

9보(161~180)=흑백의 실리 차이가 크게 벌어져서 쉽게 끝날 줄 알았던 바둑이 길어지고 있다. 바둑이 길어지는 데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패’ 싸움이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상 패는 좌변 흑 대마의 패싸움으로 번졌다.

기보

기보

여기에서 판양 3단은 대처를 잘해야 한다. ‘참고도’ 흑1로 두는 것은 백4까지 수순으로 대마가 쉽게 절명한다. 백4로 백2 자리에 치중하면 쉽게 죽는 모양이다.

좌변 패싸움은 사실 흑의 자체 팻감이 많아 판양이 패싸움을 이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승부가 뒤집히는 싸움은 아니다.

참고도

참고도

최정 9단이 패를 진다 해도 큰 자리만 두어가면 매우 넉넉하게 이길 수 있는 바둑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흑백의 집 차이는 이미 한참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도 바둑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판양 3단은 미련이 가득한가 보다. 시종일관 제대로 힘도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최정 9단에게 압도당한 자신을 책망하고 있었던 걸까. 판양의 얼굴에는 후회와 낙담의 빛이 짙게 깃들어 있다.(165…▲ / 179…171)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