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배고파서"…중국 가정집서 음식 훔친 北군인 압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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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물을 댄 논이 드문드문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물을 댄 논이 드문드문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군인 2명이 북중 접경지대의 중국 가정집에 들어가 음식을 훔치다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고 폭스뉴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데일리NK를 인용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노동자구 소속 국경경비대원 2명이 이달 초 북중 접경지대인 단둥에 건너가 음식을 훔치려다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체포 이후 북한으로 압송됐으며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 국경비대원들이 굶주림을 호소하며 중국으로 건너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들은 평소 탈북과 밀수 행위를 눈감아 주며 그 대가로 받은 뇌물로 식량을 넉넉하게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북한 전역에 극심한 가뭄이 강타하면서 식량난이 지속돼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데일리NK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북한의 자금난이 가중돼 밀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따라서 밀수업자 뇌물에 의존해오던 국경경비대의 수입원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신의주에서는 '돈을 탐낸 북한 군인들이 배를 끌고 나와 중국인을 쏴죽였다'는 거짓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군인들이 배고픔 때문에 국경을 넘은 사실이 알려질 경우 군 기강이 해이해질 것을 우려해 북한 당국이 이 같은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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