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완구 ‘문무일 고소’ 각하

중앙일보

입력 2019.07.23 21:26

업데이트 2019.07.23 23:50

이완구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검찰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문무일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우)는 최근 이 전 총리가 지난해 5월 ‘성완종 리스트’ 수사팀을 이끈 문 총장과 수사 검사들이 법원에 불리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각하 처분을 내렸다.

각하는 무혐의나 ‘공소권 없음’ 등 소송을 제기할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불기소 사유가 명백한 경우 고소·고발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검찰 관계자는 “공판 기록 등을 검토한 결과 혐의 없음이 명백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무일 검찰총장 외 검사 6명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담당 검사를 4번이나 바꾸면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문 총장 퇴임(24일) 하루를 앞두고 자기 사건에 대해 각하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총리는 “앞으로 항고 및 제정 신청 절차를 통해 검찰의 부당함을 시정할 것이며 향후 국회 청문회와 재판과 관련된 자료 전체를 관계 법령에 의해 전 법조인, 전 언론인, 전 정치권에 배포하여 국민에게 이 땅에 정치 검찰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늘 아래 이런 ‘셀프 검찰’, ‘정치 검찰’은 있어서는 안 되고, 묵묵히 일하는 2000여명 검사들에게 누를 끼치는 이런 검사들은 즉각 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지난 2015년 4월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전 회장은 이 전 총리 등 유력 정치인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메모 등을 남겼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총리직을 그만뒀다. 하지만 2017년 12월 22일 대법원이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함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 족쇄를 벗었다.

이에 이 전 총리 측은 법리 검토를 거쳐 문 총장 등 당시 수사팀을 지난해 5월 고소했다. 이 전 총리는 고소장을 통해서 문 총장 수사팀이 본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삭제하거나 법원에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사건에서 검찰의 증거조작과 은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앞서 제출한 2013년 4월 4일 경남기업 법인카드 내역을 자신과 재판장이 요구했으나 검찰이 이미 폐기했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이날 각하 처분을 내렸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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