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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터뷰]`물 속 칼군무 11명의 백조들’, 아티스틱스위밍 국가대표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하는 광주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 개최되는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로 오는 28일까지 17일간 광주광역시와 전남 여수 일대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영·다이빙·아티스틱스위밍·수구·하이다이빙·오픈워터 수영 등 6개 종목으로 진행된다. 2020 도쿄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열리는 대회라 올림픽 전초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티스틱스위밍 국가대표팀. 윗줄부터 왼쪽방향으로 구예모·김소진·이유진·김준희·신정윤·이가빈·김지혜·송민주·이재현·백서연·이리영 선수. 장진영 기자

아티스틱스위밍 국가대표팀. 윗줄부터 왼쪽방향으로 구예모·김소진·이유진·김준희·신정윤·이가빈·김지혜·송민주·이재현·백서연·이리영 선수. 장진영 기자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경영·다이빙·수구·아티스틱스위밍·오픈워터 수영 등에 총 8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출전 종목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아티스틱스위밍이다.

수중발레라고도 불리는 아티스틱스위밍은 물에서 음악에 맞추어 여러 명의 선수가 동작을 연기하는 종목이다. 기술·예술·신체 밸런스를 표현하는 종합예술이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서 지난 2017년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 1970년에 생활체육으로 소개되어 1993년 뒤셀도르프 주니어 대회 우승, 1997년 모스크바 주니어 싱크로 선수권 대회 금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솔로·듀엣 부분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이후 선수층이 너무 적어 팀 단위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3년 만에 국가대표팀이 재결성됐다. 이번 대회에는 11명의 선수(김소진, 이재현, 이리영, 백서연, 이유진, 구예모, 김준희, 신정윤, 이가빈, 송민주, 김지혜)가 솔로·듀엣·팀·프리 콤비네이션 등 총 7개의 종목에 출전한다. 지도는 김효미, 요시다 마호 코치가 맡고 있다.

아티스틱스위밍 국가대표팀이 지난달 28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아티스틱스위밍 국가대표팀이 지난달 28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대표팀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한다. 장진영 기자

대표팀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한다. 장진영 기자

대표팀의 일과는 새벽 5시 30분 웨이트훈련으로 시작된다. 이후 오후 9시 30분까지 수중훈련과 전술 훈련 등이 이어진다. 단체 종목이라는 특성상 훈련 강도가 타종목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칼 군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물속은 물론 물 밖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선수들이 입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선수들이 입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6월 은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오픈 시상식. [사진 김효미]

지난 6월 은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오픈 시상식. [사진 김효미]

강도 높은 훈련으로 짧은 시간에 주목할 만한 성과도 이뤄냈다. 지난 4월 일본 오픈 동메달,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 시리즈 7차 대회에서는 개최국 캐나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같은 대회 솔로 프리에 출전한 이리영(18) 선수는 5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김효미(36) 코치는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며 잘 해주었고 처음 도전하는 종목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하나로 뭉쳐진 팀워크가 빛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두 번의 국제대회 참가로 이뤄낸 성과는 선수들에게도 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라 다치지 않을것 같지만 연습중 충돌이 많아 멍이 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장진영 기자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라 다치지 않을것 같지만 연습중 충돌이 많아 멍이 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장진영 기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대표팀 실력 상승의 요인이다. 이유진(18) 선수는 “평소에도 수심이 깊은 곳에서 훈련해야 하는데 다이빙풀의 수가 너무 적어 연습할 장소 찾느라 너무 힘들었다. 선수촌은 넓고, 우리만 쓸 수 있는 공간이어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지상훈련까지 한 곳에서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현재 아티스틱스위밍은 학교팀도 실업팀도 없는 상태다. 선수들은 주로 지역 기반의 클럽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칼군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장진영 기자

칼군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장진영 기자

물속과 밖을 계속 오가며 훈련이 이어졌다. 장진영 기자

물속과 밖을 계속 오가며 훈련이 이어졌다. 장진영 기자

이번 광주 대회에 참가하는 대표팀의 목표는 ‘결선 진출’이다. 주장을 맡은 김소진(20) 선수는 “다른 나라보다 팀이 늦게 구성됐지만 자신 있다. 우리의 강점은 정신력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뭉치는 힘이 크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관심 가져 줄 때마다 크게 동기부여가 된다. 세계선수권 대회를 통해 아티스틱스위밍을 널리 알리고 싶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결선 진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결선 진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아티스틱스위밍에 대해 알아봅시다.

아티스틱스위밍은 1954년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식 종목으로 인정했다. 1973년 유고슬라비아(지금의 세르비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솔로·듀엣·팀 3종목의 경기를 치렀다. 하계올림픽대회에서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듀엣·솔로 2종목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후 종목 변환을 거쳐 현재는 듀엣·팀 2종목의 경기가 진행된다. 러시아는 아티스틱스위밍 강국이다. 지난 1973년부터 세계 대회에서 총 51개의 금메달을 땄다.

경기방법
인원에 따라 솔로(1명), 듀엣(2명), 팀(4~8명), 프리콤비네이션(10명)으로 구성된다. 경기는 필수요소가 포함된 규정 종목인 ‘테크니컬 루틴’과 자유롭게 연기하는 ‘프리 루틴’으로 나뉜다. 최종 점수는 기술·예술·난이도 수행 여부를 합산해서 계산한다. 광주대회에는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경기장 규격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의 규격은 20m x 30m이며 수심은 3m를 유지해야 한다. 경기장은 물속의 동작을 볼 수 있도록 깨끗해야 하며 바닥까지 다 보여야 한다. 수온은 27℃에서 ±1℃여야 한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스위밍 경기장 모습. [연합뉴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스위밍 경기장 모습. [연합뉴스]

물속에서도 음악이 들리는지
물속에도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시합 중에 가끔 소리가 작게 들릴 상황을 대비해서 일부러 소리를 작게 틀고 연습하기도 한다.
여자만 하는 종목인가
미국의 빌 메이가 1998년부터 여러 경기에 출전했다.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혼성 듀엣인 ‘믹스듀엣’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직 혼성 종목이 정식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이번 광주대회에는 총 12개 팀이 참가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중·고교 1명씩 2명의 남자 선수가 등록되어 있다.
물속에서 본 훈련 모습. [연합뉴스]

물속에서 본 훈련 모습. [연합뉴스]

물에 가라앉지는 않나
2~4분 동안 연기하면서 끊임없이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한다. 거꾸로 잠수하거나 물 밖으로 나오는 자세를 번갈아가며 안무를 소화해야 한다. 높게 잘 뜨기 위해서는 골반이 유연한 것이 유리해 유연성 운동을 많이 한다.
이들은 "우리가 다시 잘 할수 있는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이들은 "우리가 다시 잘 할수 있는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계속 웃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표정 연기도 예술점수에 포함된다. 웃음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며 작품을 수행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사진·글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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