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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대멸종 어떻게 피하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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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호 20면

대멸종 연대기

대멸종 연대기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래넌 지음
김미선 옮김
흐름출판

45억 년 지구 역사상 여섯 번째 생물의 대멸종은 과연 찾아올 것인가. 혹시라도 우리 생애나 몇 세대 후에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설마 그럴 리가?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달궈지고 있는 지구가 그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만큼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대멸종 연대기(The Ends of the World)』는 지난 다섯 번의 대멸종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적어도 인류에 의한 인위적인 멸종은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질시대 분류상 신생대 4기 ‘인류세(人類世)’라 불리는 지금의 가장 큰 특징은 인류에 의한 대규모 자연환경 파괴다. 무분별한 화석연료 소비와 플라스틱·콘크리트 범벅은 지구 유사 이래 처음 겪는 일들이다. 산업화 이전보다 단지 섭씨 1도 높아진 세상에서도 맹렬한 들불, 1000년에 한 번 온다는 폭풍우, 치명적인 열파 등에 관한 뉴스를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인류가 매장된 화석연료를 남김없이 다 불태운다면 지구는 섭씨 18도나 더 더워질 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 대멸종이 있었던 페름기 말(약 2억5200만 년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온난화다. 2100년까지 섭씨 2도 상승으로 막아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다.

소행성 충돌과 빙하기 도래, 화산 폭발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일어난 다섯 번의 대멸종이 지금 신생대 인류세에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더군다나 인류는 극한 기후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인류가 21세기 중반 언제쯤인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대단한 결단을 내리지 않고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로 방관할 순 없다’는 게 필자 피터 브래넌의 답이다. 『대멸종 연대기』는 살벌한 경고장치고는 너무나 화려한 필치로 우리에게 속삭인다.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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