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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칭]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킬러, 존 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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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3 파라벨룸. (Niko Tavernise/Lionsgate via AP = 연합뉴스)

존 윅: 3 파라벨룸. (Niko Tavernise/Lionsgate via AP = 연합뉴스)

영화 존윅은 예상치 못하게 성공한 영화입니다. 주연인 키아누 리브스는 데뷔와 동시에 탄탄대로를 걷다가 <매트릭스> 시리즈 이후에 <콘스탄틴, 2005> 외에 거의 10년간 딱히 히트작이 없었고 존윅을 만드는 제작진과 감독 역시 당시에는 거의 무명이었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관객이 저처럼 기대 없이 봤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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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 1편은 오로지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기 때문에 봤습니다. 감독이나 영화의 내용 같은 사전 정보는 전혀 없이 봤는데 보는 내내 정말 혀를 내두르며 놀랐습니다. 기존의 액션 역화와 다른 리얼함이 있었고 다양한 총기류와 살상술엔 끝장나는 디테일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엔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영화에 대한 패러디와 오마주가 넘쳐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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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총기 액션에 있어서는 연신 감탄을 했습니다. 빠르고 스타일리시한 격투, 복잡한 이해관계로 엮여있는 <본 아이덴티티>와는 다르게 느리지만 묵직한 개싸움이 담겨 있었고 복잡한 내러티브 대신 ‘내 소중한 강아지를 죽인 자들에게 복수한다’ 라는 간단하고 황당한 내용으로 극을 이끌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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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 (AP=연합뉴스)

키아누 리브스 (AP=연합뉴스)

결국 이 영화는 한동안 잠잠했던 키아누 리브스의 부활과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내는데 일등공신이 되었고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킬러인 존윅을전 세계액션 영화 팬들에게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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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존윅이 성공한 데에 다양한 분석과 리뷰가 이어졌지만,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키아누 리브스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키아누는 1999년 자신이 활동하던 밴드 Dogstar활동 당시 만난 제니퍼 사임과 사랑에 빠져 곧 2세가 태어날 것이란 소식을 알렸으나 임신 8개월 차 크리스마스 이브에 유산했고 이 일로 연인인 사임은 약물중독에 빠졌다가 2001년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존윅의 시작이 아내의 죽음과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자식 같은 강아지의 죽음이란 것은 단순히 영화적 이야기가 아닌 키아누 본인의 이야기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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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 3 파라벨룸. (Niko Tavernise/Lionsgate via AP=연합뉴스)

존윅: 3 파라벨룸. (Niko Tavernise/Lionsgate via AP=연합뉴스)

또한 묘하게도 존윅의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중국의 무협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칼이 총으로 바뀌었을 뿐 “무림에서 은퇴한 초절정 고수가 자신이 사랑한 연인을 잃고 다시 우연히 강호로 돌아와 여러 문파의 고수들과 무공을 나눈다”라는 스토리를 미국식 갱스터 액션으로 만든 것입니다.

존윅=은둔 영웅, 킬러=살수, 보스=문파장, 거지패거리=개방파, 하이테이블=무림맹주, 호텔=객잔, 강호=뉴욕으로 대치하면 존윅이 추구하는 세계관이 무엇인지 전체적인 구조가 보입니다. 중국 무협의 현대적인 재해석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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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니아적 요소는 어쩌면 한국 남성들에게 더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되기도 했을 겁니다. 우선 한국의 남성들은 군대에서 총기류 및 전투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존윅에 등장하는 다양한 디테일에 만족할 것이고 무협지 또는 무협지에 영향을 받은 홍콩 누아르에 대한 묘한 향수를 느꼈을 겁니다.

이러한 남성미 물씬 풍긴 액션 영화는 스티븐 시걸 이후에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기에 반가움도 더해졌을 겁니다. 물론 키아누의 묘한 매력은 여자분들에게도 통했을 것이고 총기류나 무협지에 익숙하신 여성분이라면 같은 재미를 느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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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즐거운. (Niko Tavernise/Lionsgate via AP = 연합뉴스)

눈이 즐거운. (Niko Tavernise/Lionsgate via AP = 연합뉴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존윅 3편이 재미있냐면…. 아주 재밌습니다. 우선 1~2편에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만큼의 충격이나 신선함은 없지만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무기와 동물들을 활용한 다양한 살상법, 과거가 철저히 비밀에 묻혀있던 존윅의 태생과 세계관의 설명까지 기존에 관객들이 궁금해했던 부분들을 많이 해소해 줍니다.

게다가 다양한 패러디와 오마주(콘스탄틴, 매트릭스 등)는 환상적이며 중간에 등장하는 할리 베리의두 마리 개들과 합동 공격, 호텔의 샷건 액션은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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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은 단 3편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4편, 5편 계속 나올 시리즈로 기획되었습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콘티넨털 호텔을 무대로 TV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기에 존윅의 세계관은 점점 탄탄하게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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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타임용 스타일리쉬 액션 영화로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너무 합을 맞춘 게 보이는 액션과 후반 중간보스인 야얀루리한(레이드에서 최종보스)과최종보스인 마크 다카스코스(크라잉 프리맨의 주인공)와의 전투는 약간 김이 빠지지만 스타일리시한 액션으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마크 다카스코스를 다시 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결론

존윅 좋다면 보세요!
기존의 시리즈가 좋으셨다면 꼭 보세요.

굉장히 잔인한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분께 추천하긴 힘들지만 취향 맞는 분께는 액션의 종합선물 세트 같은 영화입니다.

TMI

현재 데이빗레이치 감독은 데드풀 2에 이어 분노의 질주 외전 홉스&쇼의 감독을 맡고 있고 공동 감독인 채드스타헬스키는 하이랜더의 새로운 리부트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존윅은87명밖에 안 죽입니다. (87명만 죽이는 이유는 존윅의 제작사 이름이 87일레븐 프로덕션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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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혁·와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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