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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도 말고 사지도 말라" 일제 불매운동, 유니클로 초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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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할 조짐이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은 “아직 구체적인 매출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제 불매 운동 움직임 확산, 일본계 업체는 촉각

4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 소셜미디어엔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일본 불매 운동 포스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문 ‘O’ 자를 일장기로 표현한 포스터를 카카오톡 프로필로 하거나 자신의 개인 계정에 올리는 사람도 많다. 한 네티즌은 “말보다 실천할 때입니다. 당하고만 살 수 없다! 불매 운동 동참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불매운동동참 #일본불매운동 등 다양한 일본 제품 불매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일본의 보복 조치를 전하는 기사에는 “당분간이라도 일본 제품을 쓰지 말자”는 댓글이 수 천개씩 달리면서 공감을 얻었다.
한국에서 사업 중인 일본 기업 목록 공유 속도도 빠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3일 등장한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 동참합시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오르자마자 ‘베스트 글’에 선정됐다. 리스트에는 도요타ㆍ렉서스ㆍ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ㆍ파나소닉ㆍ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ㆍ유니클로ㆍ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ㆍ기린ㆍ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 다양한 일본 브랜드가 포함됐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는 일본 제품 목록 [인스타그램 캡처]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는 일본 제품 목록 [인스타그램 캡처]

지목된 기업 중 유니클로 관계자는 “현재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한국 매출은 1조3700억원으로 해외 진출국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당장 매출에 변화는 없지만,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에는 대형 마트에 진열된 일본 맥주 사진을 올리고 “빼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게시물도 눈에 띈다.
일본 여행을 가지 말자는 움직임도 있다.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애국”, “기껏 내 돈 주고 한국을 배척하는 곳에 가지 않겠다” 주장이 번지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또한 사흘 만에 참여 인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이 먼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과 일본 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하며, 정부는 관세 보복ㆍ관광 금지ㆍ수출규제 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청원자는 “매년 망언과 오만한 행동을 일삼는 일본에 대한민국이 힘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런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일 경제 관계가 긴밀히 연결돼 있고 지리적으로도 붙어 있어 어차피 지속해서 가지 않고, 사지 않을 수 없어 감정적인 대응은 큰 의미가 없다”며“긴 호흡을 갖고 이 사태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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