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폼페이오 겨냥 “적대감 골수에 가득”…트럼프 비판은 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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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은 26일 “(대북) 제재가 조미(북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한 궤변”이라며 “미국의 목표는 제재를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담화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3일 대이란 추가 제제 설명 과정에서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제반 사실은 제재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조미 수뇌분(정상)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김정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미 협상 창구인 외무성의 담화를 통해 대미 비난을 전개한 것은 북·중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비핵화 대화 국면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다만 북한은 담화에서 “조미 수뇌분들(정상)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애쓴다고 하여도….”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피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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