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베풀며 살자" 수련회 운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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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사회문제의 씨앗이 되고 있는 계층 간의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해 스스로의 생활을 절제하고 남에게 베풀면서 살아가자는 「범시민의식운동」이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는 애린회(회장 이정숙·성남(0342)15-5515)·88서울장애자올림픽 자원봉사단으로 3년여 동안 활동을 함께 했던 봉사단 간부 15명이 주축이 돼 지난 3월 결성했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의 사치와 낭비를 바라보며 상대적 빈곤으로 불만이 쌓여 가는 이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인식아래 ▲이웃에게 상대적 빈곤감을 주는 생활태도를 삼가자 ▲나의 작은 절제가 남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함께 사는 밝은 사회를 위하여 서로 나누며 돕는 일에 같이 노력하자 등을 실천강령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운동에 동참하려는 이들은 애린회 배지(사진)를 착용하고 자율적으로 실천에 옮기면 된다. 서울산업대 조영철 교수가 무료로 디자인한 이 배지는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모양에 상·중·하 3계층의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손을 들어 화합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배지는 제조원가인 2백5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지난 3월 15명이었던 회원이 4개월만에 전국적으로 3만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창립회원인 최완호씨는 『작년 극심했던 노사분규를 보면서 단순히 몇%의 임금인상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한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된 것이 회를 조직한 계기』라고 설명하고 『예컨대 가진 자들의 지나친 투기로 결국 근로자들의 전세값이 올라가는 모순을 줄여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 정연숙씨는 『이 운동에 참여하면서 피서지에 예약해두었던 호텔객실을 취소하고 텐트를 가져가기로 했다』고 자신의 실천방법을 들려주었다.
이들 창립회원들은 매월 첫째·셋째 화요일 오후 2시 교통회관 12층 장애자복지체육회에서 모임을 갖고 「대중석상에서 골프얘기는 삼가자」「일하는 사람 곁에서 화투놀이는 하지 말자」등 자신들의 경험담을 교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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