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상산고 자사고 탈락에 전북 정치인 일제히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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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시 개막식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시 개막식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 상산고가 자율형 사립고 재지정에 탈락하면서 정치권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다. 전북 출신인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고교 평준화 정책 찬성론자이지만 기존 교육제도의 틀로는 사회적 요구를 충분히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특수목적고와 자사고 등의 제도를 통해 이를 보완해왔다”며 “인재육성의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재지정 탈락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교육부가 제시한 평가 가이드라인은 70점이었는데 전북 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80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상산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발표일인 20일 오전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학부모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소식이 알려지자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상산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발표일인 20일 오전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학부모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소식이 알려지자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앞서 상산고는 재지정 평가 기준치인 80점에서 0.39점 부족한 79.61점을 받아 재지정 심사에서 탈락했다. 전북 교육청이 기준점으로 삼은 80점은 교육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70점보다 10점 더 높은 수치여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21엔 전라북도 출신 국회의원 20여 명이 이 같은 기준에 반발해 전북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환 도 교육감에게 성명서를 전달했다.

정 의원뿐만 아니라 호남에 기반을 둔 여야 의원들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전북 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고,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전주시을)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최종 동의권을 가진 만큼,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담판을 짓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전북 교육청의 결정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 공약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외고ㆍ국제고ㆍ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통해 공교육을 혁신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앞으로 7월까지 남은 22개 자사고도 잇따라 지정 취소 여부 발표가 날 예정이다.

전북교육청은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와 관련해 7월 중순쯤 교육부 장관에게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호남 출신 의원들의 반발과 달리 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점수가 나온 과정에 관해서 확인을 해봐야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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