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윤석열 지명 뜻밖의 폭탄…檢22기 '고검장 0' 비운의 기수 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을 나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을 나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로 지명되면서 현직 검사장들이 줄줄이 옷을 벗는 사태가 벌어질지 주목된다. 현직인 문무일(58·18기) 검찰총장에서 5기수를 건너뛴 인사로 전국 고검장과 지검장 등에 포진해 있는 19~22기 검사장들 중 상당수는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

 기수 문화가 엄격한 검찰 내부에선 검찰총장 임명시 기수가 역전되면 사의를 표하는 관행이 있다. 앞서 문무일(18기) 총장이 임명될 당시 오세인(54·18기) 전 광주고검장과 박성재(56·17기) 전 서울고검장, 김희관(56·17기)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사퇴한 바 있다.

 현재 검찰에 재직 중인 19기 고검장급으로 조은석(54) 법무연수원장과 봉욱(54) 대검 차장, 황철규(55) 부산고검장이 있다. 20기는 박정식(58) 서울고검장과 김오수(56) 법무부 차관, 이금로(54) 수원고검장과 김호철(52) 대구고검장 등이다. 18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박정식 서울고검장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 등은 청와대의 검찰총장 지명 발표가 난 이후 휴가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9층 회의실에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검사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중앙포토]

2003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9층 회의실에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검사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중앙포토]

 검찰 안팎에서는 연수원 22기가 고검장이 없는 비운의 기수가 될 확률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기는 현직 검사장급 6명 중 박균택(53) 광주고검장 1명이 고검장급으로 승진해 있지만 22기는 8명이 모두 검사장급이다. 22기 검사장으로는 양부남(58) 의정부지검장과 김영대(56) 서울북부지검장, 이동열(53) 서울서부지검장과 박윤해(53) 대구지검장, 권익환(52) 서울남부지검장과 김우현(52) 인천지검장, 차경환(50) 수원지검장 등이 있다.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53‧연수원 21기) 변호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검장을 더 이상 배출하지 못한 21기와 22기는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완전 적폐 기수로 찍히는 결과가 된다”며 “특히 한명의 고검장도 배출하지 못하고 인사 쓰나미에 밀려 떠내려가게 될 22기는 검찰 역사상 최고의 비운의 기수가 될 것”이라고 썼다.

 22기 중 양부남 의정부지검장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관련 특별수사단장을 맡으면서 문무일 총장에 반기를 들었지만 이번 총장 인사로 결국 큰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특별수사단은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 약속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대검은 즉각 “수사단이 배포한 보도자료는 대검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익환 서울남부지검장과 차경환 수원지검장은 법무부와 대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검사로 통한다. 이동열 서울서부지검장은 대표적 특수통이다.

 이번 검찰총장 지명으로 대거 옷을 벗을 것으로 예상되는 19~23기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가 진행될 당시 참여했던 주축 기수이기도 하다. 당시 노 대통령이 “이쯤 가면 막하자는 거죠”라고 말하게 된 질문을 던진 검사는 김영종(53) 변호사로 23기다. 김 변호사는 2017년 8월 안양지청장을 끝으로 검찰 조직을 떠났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