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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만들어 주세요" …정정용 감독 초등학교 후배들 손편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학생들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학생들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선배님 화이팅! 꼭 우승하세요~!”

정 감독 모교인 대구 신암초 5학년 학생들 #대표팀 우승 기원하며 정성 담아 손편지써 #"우크라이나 상대로 기적 만들어 주세요!" #손편지운동본부, 대한축구협회에 전달예정

13일 오전 대구 동구 신암초등학교. 5학년 교실이 모여 있는 4층이 학생들의 함성으로 쩌렁쩌렁 울렸다. 한창 2교시 수업이 이뤄져야 할 시간에 느닷없이 학생들의 함성이 울려 퍼진 이유는 뭘까. 이날은 신암초 학생 129명이 한 사람을 위한 손편지를 쓰는 특별한 날이었다.

편지의 주인공은 바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남자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정정용(50) 감독.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난 정 감독은 신암초와 청구중·고를 거쳐 88년 경일대 전신인 경북개방대학을 졸업했다. 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2일 남미 강호 에콰도르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대표팀에서 맹활약 중인 고재현·김세윤 선수도 신암초 출신이다.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시작에 앞서 한국 정정용 감독이 벤치에 나와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시작에 앞서 한국 정정용 감독이 벤치에 나와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FIFA가 주관하는 남자 대회에서 대한민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이 이뤄지면서 응원 분위기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의 까마득한 신암초 후배들은 고사리손으로 편지에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쓰며 뜨거운 응원 열기에 훈훈함까지 보탰다.

손편지운동본부가 주관한 이번 깜짝 이벤트엔 신암초 5학년 학생 129명 모두가 참여했다. 담임교사가 나눠준 A4 용지에 정성을 담아 편지를 적는 학생도 있었고, 색종이와 사진을 동원해 그림 편지를 꾸미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자신이 쓴 편지가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달된다는 말에 5학년 교실은 축제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학생들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학생들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5학년 1반 김아현(11)양은 “어제 학교에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제가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선배님과 선수들에게서 빛이 나는 것 같았어요”라고 적었다. 이 학교 축구부 소속인 전선욱(11)군은 “16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기적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파란색과 붉은색 펜으로 편지지를 아름답게 꾸민 권정민(11)양은 “대표팀을 결승전까지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안 좋은 분위기에 국민들에게 하나의 기쁨을 선물해주셔서 감사드려요”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창현(11)군은 “정정용 감독님, 고재현 선수, 김세윤 선수 그리고 우리나라팀 힘내요”라고 응원했다.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김아현양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클릭하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권정민양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정진형군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전선욱군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김민준군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3일 대구 동구 신암초 5학년 이창현군이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에게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이 학교 장용성 교감은 “U-20 남자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하게 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기쁘다. 현재 우리나라 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과 고재현·김세윤 선수가 신암초 축구부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학생들이 정말 자랑스러워 했다. 결승전에서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편지운동본부는 이날 학생들이 쓴 편지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정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는 “정 감독과 태극전사들에게 어린이들이 우승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후배들의 마음이 우승에 보탬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월드컵 트로피를 놓고 펼쳐지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은 오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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