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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무작정 달렸더니 새로운 인생 열렸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달리기 스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안정은씨와 이야기하다 보니 역경을 이겨내 가는 과정을 그린 1980년대 만화 영화 ‘달려라 하니’가 떠올랐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의 프로그래머로 취업했지만 뚜렷한 비전이나 즐거움이 없어 6개월 만에 퇴사했다.

백수에서 '달리기 스타'로 뜬 안정은씨 #학생은 실패없고 도전하는 모든게 '성공'

이후 중국항공사에 승무원으로 취직했지만, 당시 사드 사태 때문인지 비자 발급이 거부돼 합격이 취소됐다. 번번이 구직에 실패해 1년 넘게 백수로 지냈다.

달리기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러너 안정은. [안정은 인스타그램]

달리기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러너 안정은. [안정은 인스타그램]

당시 그는  좌절감에 수없이 울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연히 집 밖을 나와 천천히 달린 것을 계기로 그녀의 인생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는 화를 가라앉히고 설움을 달래려 달렸지만 뛰다 보니 즐거움이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깅 수준이던 그의 달리기가 마라톤으로 변한 계기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2016 중앙마라톤(현재 JTBC 마라톤)에 참가했고 4시간 38분 만에 결승선에 들어왔다. 다음 해 참가한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은 50분을 단축한 3시간 48분. 풀코스 마라톤 참가를 본격화한 지난해에는 JTBC 마라톤뿐 아니라 싱가포르 스탠다드차타드 마라톤, 도쿄 마라톤과 같은 해외 마라톤 대회에서도 완주했다. 그렇게 3년 동안 풀코스 완주는 7회, 완주 메달 개수는 100개가 넘는다.

달리기를 통해 좌절을 극복한 그는 달리기로 배운 유익함과 즐거움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기존의 동호회 회원들과 지방을 여행하며 뛰기도 하고 지자체의 특성에 맞춰 역사, 관광, 봉사활동 등 특정 주제와 결합한 달리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추가하면서 자동차, 화장품, 운동용품 기업들이 그를 후원하거나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최근엔 달리기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단 포부를 담아 1인 기업 '런더풀'도 설립했다.

바쁜 일정을 조율하며 수시로 지방을 오가고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달리기를 멈춘 날은 단 하루도 없다고 했다.

그에게 성공적인 학창시절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달리는 즐거움과 함께 다양한 지식을 잘 전달한다. 그는 달리는 러닝(Running) 전도사이자 배움의 러닝(Learning) 전도사다.

안정은씨는 "혼자할 수 없다는 게 마라톤과 공부의 공통점"이라고 했다.

안정은씨는 "혼자할 수 없다는 게 마라톤과 공부의 공통점"이라고 했다.

마라톤과 공부의 공통점이 있다면?

"혼자 하는 것 같지만 혼자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게 공통점 아닐까. 마라톤은 혼자 뛰는 것 같지만, 코치님, 운동 장비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 뛰는 친구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공부로 선생님, 교재, 그리고 함께 배우고 경쟁하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반대로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주 오름과 들길 100km를 3일 동안 달리는 모습을 봤다. 그 원동력은? 

"만화영화 하니엔 홍두깨 선생, 영화 포레스트 검프엔 제니가 있다. 결국 끝까지 남아서 하니를 응원했고 뒤에서 달리라고 외친 사람이 제니다. 나에겐 부모님이 그런 존재다. 끝까지 믿고 나를 지지해주는,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 주는 부모님. 대회를 나갈 때마다 그 소중함을 느낀다. 어릴 땐 몰랐다. "

학생들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일까?

"학생 때는 '실패'란 단어가 없는 것 같다. 모든 도전은 성공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성적 1등과 성공은 관련이 없다."

추억의 만화영화 '달려라 하니'의 한장면. 선생 홍두깨는 하니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다.

추억의 만화영화 '달려라 하니'의 한장면. 선생 홍두깨는 하니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다.

성공하는 학생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요즘 학생들을 보면 하고 싶은 게 많아진 것 같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 여행이든 새로운 활동을 하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과정을 느끼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톡톡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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