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오늘 소환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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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현호(59)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 정 사장은 사실상 삼성의 2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검찰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턱밑까지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지시 의심

10일 삼성전자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정 사장에게 “11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정 사장이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서 있었던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 사장이 맡은 사업지원 TF는 미래전략실의 후신 격으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검찰은 사업지원 TF가 삼바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주도했기 때문에 정 사장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하버드대 동문이자 최측근으로 꼽힌다.

수사팀은 이날 조사에서 정 사장에게 증거인멸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5일 열린 회의에 안모·이모 삼성전자 부사장과 김태한 삼바 사장 등이 참여해 증거인멸을 논의한 만큼 이 회의에 정 사장이 관여했는지가 핵심이다. 이로부터 닷새 뒤인 지난해 5월 10일 정 사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삼바, 에피스 사장이 들어간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삼바와 에피스의 의약품 개발과 판매현황과 같은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며 “증거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어린이날 열린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부사장 3명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삼성의 2인자 격인 정 사장의 진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 시기도 결정될 전망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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