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0일 “한국당 지도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당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감옥에 있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한다면 막말이냐”며 언론에 공개 질의를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민주당 중진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그가 탄핵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감옥에 있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민주당 하원 지도부와 회동한 자리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정 최고위원은 “펠로시 의장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는 재앙이다’, ‘초조한 낸시’ 등 막말을 퍼붓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언론에서 어떻게 썼는지 확인해보니 언론은 펠로시 발언은 막말이 아닌 듯 썼고, 트럼프 반응은 막말이라고 확실하게 표현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주변의 기자들을 향해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데, 펠로시의 발언은 막말이냐 아니냐”며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묻는다. 이게 주말 내내 제 머릿속의 궁금증이었다. 한 번 고민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공개 질의는 ‘막말 프레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최근 “문재인은 빨갱이”(차명진) “김정은이 문재인보다 낫다”(정용기) 등의 돌출적 언사가 터져나와 곤란을 겪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같은 발언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막말’ 딱지를 붙인 일부 언론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당 주변에선 “막말의 기준이 뭐냐”는 반격이 나오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5일 “막말이라는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