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무슨 이런 국회가 있나…우물안 개구리 대장하려는 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희상 국회의장. 우상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 우상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회 파행 장기화와 관련해 "야당이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상대방이 망하기만 바라고 있다"며 "지금의 국회는 남파선에서 서로 선장을 하겠다고 싸우는 격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대장 하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공식방문한 문 의장은 3일(현지시간) 귀국 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회 상황에 대해 "힘을 합쳐 ‘대한민국호’를 건실하게 만든 뒤 대장을 하겠다고 하면 되는데 지금은 거꾸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국회로 들어와 개혁 입법과 민생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 때는 여소야대였어도 야당 협조로 5공화국 비리특별위원회, 청문회 등을 포함해 전체 안건의 90%를 의결했다"라며 "지금은 30%도 안 된다. 무슨 이런 국회가 다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야당은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망하기만을 바란다. 최소한 외교와 안보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야당이 긴 안목으로 협조하고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면 지지율도 올라간다"며 "지도자가 다음 선거와 대통령 후보 되는 것이 급해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이 된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의 잇따른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공멸의 정치다. 당에서 징계해 절대 막말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독려하고 감싸고 비호한다면 규율과 기강이 없는 정당"이라고 평가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 권한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그는 "개혁 입법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처음 다리를 하나 건너게 됐지만, 표결한 것도 아니고 겨우 한 발을 내디딘 것으로 발목을 잡으면 20대 국회는 아무것도 안 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