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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 서남쪽 기압골과 합세|전남 호우는 「지형적 요인」겹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영산강이 홍수위를 넘는 등 일부지방은 최고 4백mm를 웃도는 강우량이 기록됐다.
중앙기상대는 이번 폭우가 남부지방까지 내려온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서남쪽에서 다가온 기압골과 합세, 더욱 많은 비를 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히 전남지방 곳곳에 물난리를 빚은 국지적인 집중호우 현상에 대해서는 기상대도 「지형적 요인」으로만 풀이할 뿐 뚜렷한 예보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집중호우는 24시간당 80mm이상의 많은 비를 말하는 것으로 이 때는 호우주의보, 24시간당 1백50mm이상의 폭우가 예상될 때엔 호우경보를 각각 내리게된다.
그러나 이번 예보과정처럼 마치 「비를 쫓아다니며 주의보·경보를 내리는」듯한 현상이 자주 되풀이되는 것은 ▲돌발성 ▲국지성 ▲야행성 등 집중호우의 일반적 특성에도 큰 탓이 있다.
집중호우는 ▲태풍과 함께 오는 경우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난기류의 영향 ▲두 고기압 사이에 장마전선이 정체되는 경우 ▲태풍의 북상으로 중국근처의 저기압이 급히 우리나라로 밀려올 경우 ▲산악지역에서 지형요인으로 기습적으로 오는 경우 등이 있다.
87년7월22일 충남서천지방에는 연 강우량(1천2백mm)의 절반에 해당하는 6백7mm의 비가 24시간만에 쏟아져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시간당 강우량도 이날 오전3시∼4시 사이 서천에 내린 1백22·9mm가 최고기록이다.
이번 집중호우 때엔 광주지방이 하루 강우량 3백35·6mm로 1939년 관측개시이래 이 지방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론 1950년3월15일 인도양의 시라오스에 24시간 동안 무려 1천8백70mm의 비가 내렸다.
기상학자들은 집중호우를 지구상의 「온실효과」와 태평양 적도부근의 해수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현상」이 빚어내는 기상이변의 하나로 풀이하기도 한다.

<노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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