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선집 잇따라 선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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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실의 제문제점들을 민중적인 시각에서 다룬 중편선집과 사회적 갈등의 치유책을 모색하는 중편선집이 최근 잇따라 간행돼 문단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편과 단편의 중간형식인 중편은 단편의 꽉 짜인데서 우러나는 구조미와 장편의 총체적 시각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겨울꼿』(동광출판사간)은 날카로운 현실의식을 지닌 젊은작가 4명의 작품 4편을 싣고 있다.
6월 항쟁과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각 계층의 의식과 대응양태를 다룬 전진우의 「장씨의 당근」,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미화에 밀려난 시장 주변 사람들의 삶을 다룬 박호재의 「양동 사람들」,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이 각인된 한 뱃사람의 삶과 의식을 그린 김남일의 「금」, 핵발전소가 농촌사회를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다룬 정도상의 「겨울꽃」등 정치·경제·사회의 제모순과 이에 대응하는 민중들의 삶을 담은 작품들을 싣고있다.
이에 비해 『그들은 그렇게 잊었다』(동화출판공사간)는 중견작가들의 걸작 중편 7편을 골라 실었다. 이 선집에 실린 박범신의 「그들은 그렇게 잊었다」「못과 망치」, 유익서의 「어름산이 고」, 이광복의 「산촌의 꿈」「망향일기」, 이상문의 「열 두 발자국」, 정건영의 「승계」등은 한결같아 사회적 갈등의 잘잘못을 따져 화해를 모색하고 있어 앞의 선집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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