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기밀유출이냐” 강효상 발언에···野 ‘엄지 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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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미정상 통화내용 유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미정상 통화내용 유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외교기밀 유출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기본 상식을 지켜달라”며 유감을 표하자 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도 기밀 유출로 항의할 것이냐”고 반발했다.

또 “지극히 당연한 의정활동을 정부여당이 기밀유출 혐의로 프레이밍 씌우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저는 국민이 반드시 아셔야 할 대미 외교의 한 단면을 공개하고 평가를 구했을 뿐”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강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한미일 동맹 간의 한국 패싱 현상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드리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금까지 청와대는 미국의 외교적 수사만 발췌해서 ‘한미동맹은 공고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는 실상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문 대통령에게 방한 요청을 여러 번 받았다’고 했는데,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기밀 유출로 항의할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는 5월과 6월 두 차례 방문 계획을 수립했지만 지척에 있는 한국은 한 번도 방문할 계획이 없었던 것을 문 대통령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잇달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요청하고서야 6월 방한이 성사된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바짓가랑이 외교라기보다도 한미관계가 과거와 달리 균열 조짐을보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저에 대한 정부여당의 히스테리적 반응도 그 참상을 드러낸 사실이 뼈아팠기 때문이다. 유리한 기밀만 골라 입맛대로 공개해왔던 자들이 반대로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니까 노발대발하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외교부의 고발에 이어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판 대열에 가세했는데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의 의총 발언이 끝나자, 사회를 맡은 송석준 의원은 “강 의원을 위해 뜨거운 박수를 쳐달라”고 했고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일부 의원들은 강 의원을 향해 “잘했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 내용까지 유출하면서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 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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