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민참패…「우노」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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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방인철특파원】23일 실시된 일본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참패, 「우노」수상이 이에 책임을 지고 수상직을 사임했다.
23일 참의원선거가 당초 예상대로 집권 자민당의 참패로 끝나자 「우노」수상은 24일 오전 11시 사임을 발표했다.
「우노」수상은 후임 총재 선출방법이 결정되는 대로 퇴임하게 되어 집권 50여일 만에 물러나는 전후 가장 짧은 단명내각을 기록하게 됐다.
이에 앞서 23일 일본전국의 5만2천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 참의원선거는 이날 오후7시부터 개표에 들어갔는데 개선의석1백26개 가운데 1백21석이 확정된 24일 오후1시 현재자민당은 선거구와 비례대표제를 합쳐 35석 획득에 그친 반면 사회당 등 야당은 86석을 확보하여 이번 선거에서는 최대의석을 차지하는 대약진을 보였다.
NHK (일본방송협회)가 집계한 오후1시 현재 정당별 당선자 현황은 ▲자민당 35석 (선거구 21, 비례대표 14) ▲사회당 45석 (선거구 26, 비례대표 19) ▲공명당 9석 (선거구 4, 비례대표 5) ▲연합 11석 (선거구) ▲공산당 4석 (선거구 1, 비례대표 3) ▲민사당 3석 (선거구 1, 비례대표 2) ▲무소속 10석 (선거구) ▲기타정파 4석의 당선자를 냈다.
65%의 투표율을 보인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의 의석획득은 35석 전후에 그쳐 비개선 73석을 합쳐도 과반수인 1백27석에 훨씬 못 미쳐 「여야역전」의 새로운 정국구도와 함께「우노」퇴진을 초래했다.
지역구선거에서 자민당은 종래 보수아성이던 1인선거구 26개 가운데 후지 (부사), 와카야마 (화가산), 시가 (자하) 1등 3개를 제외하고는 전멸했으며 2인구에서도 과거의 자민독점이 깨어지고 사회당과 각축세를 보였다.
사회당과 연합, 그리고 사회당추천의 무소속등 혁신계가 주도하는 야당측은 중의원 해산,총선거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총공세를 펼 전망이어서 일본정국은 급격하게 격동 국면으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요인은 소비세에 대한 야당의 공세와 리크루트 스캔들 및 농산물자유화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 등으로 일본매스컴은 보도했다. 특히 「우노」수상의 여성스캔들로 자민당에 대한여성유권자의 지지가 크게 감소한 것도 주요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는 전후 자민당 1당 독주의 재편과 더불어 90년대 일본정치의 향방을 시사하는 것으로 앞으로 일본에서의 혁신세력 신장과 더불어 한국과 미국 등 일본의 대외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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