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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치안 믿어도 될까요|「물새는 민생」방수처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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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정관계장관회의는 지난 한달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조직폭력배 일제검거와 법질서 바로잡기 등 민생치안 확립에 대한 중간점검을 하고 7·19 개각으로 개편된 새 공안팀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회의로 볼 수 있다.
좌익세력척결·경제난국타개·민생치안확보를 당면 3대 현안으로 내걸고 있는 정부는 특히 국민생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민생치안확보를 이번 여름에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가시화시키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법과 질서」확립의 기초로 정부가 민생치안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회불안이 모두 여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며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좌익세력확산과 함께 체제유지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대낮에 부녀자들이 납치되는가 하면 10대 여학생들이 마약을 맞고 나체쇼를 강요당하는 현실속에서 정부는 더 이상 공권력 행사를 자제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이점은 노태우대통령이 선창하고 있다.
특히 서경원의원 간첩사건, 임수경양 밀입북사건등으로 우리 사회가 보수쪽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보임으로써 정부는 모처럼 기회를 맞았으며 이번에 만약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여론으로부터 구제받지 못할 상황이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교통질서등 작은 질서부터 시작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마약·인신매매, 그리고 우리사회의 고질범으로 남아있는 조직폭력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회악을 이번 여름을 고비로 휘어감아 국민 앞에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적어도 노대통령이나 정부관계자들의 의지와 각오는 이처럼 확고하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반신반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 반동안 정부가 별로 신뢰할 만한 실적을 남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풀어질 대로 물어진 사회기강이 불과 한 두달만에 복원력을 행사할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가령 7월에 들어 두차례에 걸쳐 실시한 서울등 대도시지역의 유흥환락가 일제 기습단속이 모두 사전에 정보가 새어나가 핵심폭력조직은 피해버렸다. 이는 폭력조직의 기민성보다는 공직내부에 내통자가 상당히 많다는 증거다.
또 법질서확립을 추진하는 일선관계자들이 너무 실적에만 치중해 사건을 조작하는 사례까지 있었고 실제 6공들어 하위직 공무원의 부패·부정은 벌써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것이 공직사회에서 공공연히 하는 소리다.
따라서 정부가 민생치안확립의 의지를 명실상부하게 실천에 옮기려면 공권력 엄정행사에 앞서 깨끗한 공직사회 조성에 눈을 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청와대 사정장관회의에서 보고된 민생치안사범 검거 사례는 다음과 같다.
◇조직폭력배= ▲넝마주이 30명을 규합해 14개업체로부터 2억여원을 갈취해온 조직폭력배 4명 구속 ▲서울 석촌호수주변 포장마차협의회간부등 조직폭력세력 11명 검거 ▲경기도 안산시 유흥가일대에서 조직폭력을 일삼아온「원주민파」11명 구속 ▲서울 남가좌동일대 음식점 등으로부터 금품을 갈취해온 조직폭력단 「아성파」7명 검거 ▲부산시 서구를 무대로 갈천만 매림공사업체의 운송차량 통행료를받은 「혹세계파」8명 구속 ▲광주시내 여관·호텔 등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해온 조직폭력배 「부동산파」2명을 구속 ▲부산에서 나이트클럽을 경영하면서 로타리상사라는 사무실을 개설해 놓고 노점상들을 협박해 자릿세 명목으로 1천7백만원 상당을 갈취해온 권봉구 구속 ▲채권확보를 위해 폭력배 8명을 동원, 채무자 가족을 18일간 감금한 조직폭력배 「창성파」9명 검거·구속 ▲서울 경마장주변 폭력배 10명 구속.
◇인신매매=▲서울역을 무대로 한 가출청소년 인신매매단 3명중 1명 구속 ▲동양실업이라는 위장회사를 차려놓고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해온 조직폭력배 「성곤파」7명 구속 ▲ 「남산기획」이란 무허가 쇼 프로덕션을 경영하면서 유흥업소를 상대로 댄서를 공급해온 일당 3명중 1명 구속 ▲「남부기획」이란 연예인공급업체를 차려놓고 미성년자를 납치해 나체춤을 강요해온 1명 구속 ▲부산에서 윤락녀 37명을 고용, 일본인을 상대케 하고 월12만∼40만원씩을 가로챈 착취범 2명 검거.
◇마약사범=▲삼미그룹상무·영화배우 등 대마초 상습복용자 5명 검거 ▲양귀비 재배업자 9명 등 마약사범 13명 검거 9명 구속.
◇퇴폐사범=서울 신대방동에서 야시스탠드바를 경영하면서 무희들로 하여금 나체춤을 추게 한 조직폭력배 6명 검거 ▲음란 불법 비디오테이프 5만2천개를 제작·판매한 일당 17명 구속 ▲수원에서 서적상을 경영하면서 음란잡지를 판매해온 서점주인 2명 구속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입장료를 받고 음란비디오를 상영한 만화가게 주인3명 구속 ▲춤 교습소를 차려놓고 부녀자를 상대로 남창영업을 해온 일당 2명 구속.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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