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장관들 잘하고 있어, 인사참사 표현 동의 안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부에게 쏟아진 '인사실패'라는 표현에 대해 "'인사실패다, 인사참사다' 표현하는 것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진행된 KBS 특집 대담에 출연해 "이낙연 국무총리 비롯해 장관들,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면 인사실패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부가 어느정도 해왔다면, 대통령이 혼자 잘한 것이 아니라 내각이 잘해준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심지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임명된 장관에게도 좋은 평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사가 문제인가 인사청문회가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흠결이 없는 부분도 청문회 자리에 서기 싫어하고, 가족이 도마 위에 오르기 때문에 고사하는 실정이다. 인사청문 과정이 너무 정쟁으로, 흠결만 가지고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청문회가 정쟁의 장처럼 운영되면 좋은 인사의 발탁을 막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사실패라고 부른 부분은 청와대에도 검증에 있어(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있다는 지적인 것 같다. 그 점은 저도 인정한다"며 "보다 검증을 강화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검증부터 청문회까지 전체가 하나의 검증 과정이며, 청와대 검증이 완결일 수는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자체로 검증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 더 맞는 검증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검증제도에 대해 "제가 이미 제안한 것이 있다"며  개선 방안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식으로 청문절차를 두 단계로 나누는 것"이라며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적으로 하고, 대신 청와대와 국회, 야당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서 공직자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후 공개적으로 정책역량을 갖고서 검증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천 단계에서 문제 될 것 같은 후보자에 대해 국민께 밝히고 싶다. 과거 민정수석 시절 그렇게 한 적이 있다"면서도 "그렇게 했더니 논란을 앞당겨 불러일으키고 청와대가 흠결을 물타기 한다는 공격도 받아서, 그 뒤에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검토하고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