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머리색 바꾼 이인영 원대 출사표 “한국당에 똬리 튼 극우 정치 맞서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검은색 머리로 변신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54, 서울 구로갑)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 섰다. 5월 8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 출마선언을 위해서다. 희끗희끗한 헤어 스타일을 유지해왔는데 주변의 강력한 권유로 염색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당의 변화와 통합에 제가 유리하다”며 “폭넓은 세력들의 응원을 받고 있고, 그것을 통해서 더 넓은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3선의 이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 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이 중심이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당내 86그룹, 김현미ㆍ유은혜 장관 등을 배출한 ‘더좋은미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폭넓은 세력’이라는 표현으로 친문(親文)그룹 일부 역시 자신을 돕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심장에 똬리를 틀기 시작한 극우 정치에 맞서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 1월 전당대회 출마 선언 때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다”면서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극우’라는 단어를 10번씩 써가며 한국당을 맹비난했다. “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은 족보가 없다”며 “극우 정치는 ‘가짜 태극기 세력’들의 정치적 포악성에 근거해 시작됐다”라고도 했다.

얼마전까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습. [중앙포토]

얼마전까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습. [중앙포토]

출마 일성으로 민생 경제 회복과 청년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고, 구체적으로는 금융개혁으로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강화하고, 청년단체의 제안대로 교ㆍ직ㆍ주(교육ㆍ직장ㆍ주거) 중심의 유스 개런티(청년 보장제·Youth guarantee)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정당으로 거듭나겠다. 세대혁신을 촉진하겠다. 진보는 꼰대, 보수는 꼴통이라는 낡은 이미지에서 먼저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당ㆍ정ㆍ청 관계에 대해선 “당의 주도성을 높이겠다. 지도부가 아닌 상임위 위주의 컨센서스 형성을 분명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해찬 대표가 힘을 싣고 있는 세종시 국회 분원과 관련해서는 “세종시에서 상임위도 개최하고 국회 분원, 청와대 분원 만들어야 한다”며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도 해석됐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이렇게 절박한 모습은 처음 본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사활을 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3선의 김태년(54, 경기 성남수정), 노웅래(61, 서울 마포갑) 의원도 후보등록 마감일인 30일 전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경희ㆍ윤성민 기자 amato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