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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티 나지 않게 찾은 ‘자신감’ … "이젠 나도 당당한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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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구진모 원장은 ’발기부전 수술은 40년 넘게 적용되며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치료“라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구진모 원장은 ’발기부전 수술은 40년 넘게 적용되며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치료“라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최근 중년 여성 사이에 ‘완경 파티’가 유행이다. 폐경을 새로운 삶의 출발선으로 여기자는 일종의 인식 개선 캠페인이다. 남성에게는 아직 먼 얘기다. 나이 들면 누구나 겪는 발기부전조차 감추기 급급하다. 완치가 가능한 데도 여전히 수술을 ‘최후통첩’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남성, 性적표를 올리자③ #숙명 아닌 질환이다. 발기부전 치료법

적지 않다. 발기부전은 숙명이 아닌 질환이다. 적극적인 치료는 남성의 삶에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발기부전의 의학적 치료는 약물·주사·수술이 단계별로 적용된다. 약물과 주사는 일종의 혈관 확장제다. 음경 해면체에 혈액량을 늘리고 빠져나가지 않게 가둬 발기를 유지한다. 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구진모 원장은 “초기에 약물·주사 치료를 하면 음경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막고 자신감 회복 등 심리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며 “하지만 노화·만성질환·외상 등으로 음경의 혈관과 신경이 손상된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없고 오히려 쓸수록 부작용 위험만 커진다”고 말했다.

안전성·효과 검증, 만족도 높아

발기가 아예 되지 않는다면 음경에 인체 친화적인 지지대(보형물)를 넣는 수술로 성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구 원장은 “발기부전 수술은 이미 46년 전 개발돼 매년 2만~3만 명에게 적용되며 안전성·효과를 검증받은 치료”라고 설명했다. 삽입하는 보형물은 굴곡형과 팽창형 등 두 가지다. 굴곡형은 막대형 보형물을 손으로 직접 구부리고 펴면서 발기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저렴하고 조작이 간단하면서 고장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팽창형은 멸균된 생리식염수를 물주머니(저장체)에 보관했다가 펌프를 이용해 부드러운 실린더에 넣고 빼며 발기를 조절한다. 구 원장은 “팽창형은 겉으로 티 나지 않고 발기 양상이 자연 발기와 비슷해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수술은 국소 마취 후 음낭 부위를 3㎝가량 절개한 뒤 진행해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을 오래 앓은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지난 2월 발기부전 수술(팽창형)을 받은 박성훈(가명·67)씨는 수술 후 3일 만에 헬스장을 찾아 좋아하던 근력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박씨는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한 티도 나지 않아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며 “이제야 수술을 선택한 게 후회될 정도로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구 원장은 “음경의 감각을 좌우하는 배부신경은 음경 해면체 위쪽에 있어 수술해도 손상되지 않는다”며 “성·배뇨 감각은 건강한 때와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피부 접촉 최소화로 감염률 낮춰

발기부전 수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첫째, 의료진의 숙련도다. 절개 범위가 작은 만큼 수술 시 의료진의 ‘촉감’이 시각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예컨대 실린더의 경우 길이가 짧으면 발기를 해도 쉽게 처지고, 반대로 길면 발기 시 요도가 손상되거나 심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발기 전 음경 해면체에 확장기를 넣고 장력을 손으로 감지하면서 발기 시 길이를 결정하는데, 의료진의 경험이 부족할수록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구 원장은 “저장체·펌프는 눈에 띄지 않게 각각 하복부와 음낭에 삽입한다”며 “이때도 촉진을 통해 해부학적 구조(랜드마크)를 확인하며 위치를 잡아야 수술 후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감염 관리다. 음경 보형물 삽입술의 감염률이 1~2% 정도로 심하다면 재수술을 받거나 성생활을 아예 포기하게 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수술법은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노터치 테크닉’이다. 구 원장은 “피부에 거즈·비닐을 덮고 접촉할 때마다 장갑을 바꿔 끼면 감염률을 1%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며 “우리 병원은 절개부터 실린더 등 각 구성품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최소 네 번 이상 장갑을 교체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감염 예방을 위해 진료실과 수술실을 층별로 분리한 곳도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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