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 부실 수사’ 규명…당사자 황하나 10시간 유치장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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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왼쪽)와 10일 기자회견에서 마약 의혹을 부인한 박유천씨. [중앙포토·연합뉴스]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왼쪽)와 10일 기자회견에서 마약 의혹을 부인한 박유천씨. [중앙포토·연합뉴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의 과거 마약범죄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당사자인 황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0일 오전 10시쯤부터 지난 6일 구속돼 수원 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황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10시간가량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씨를 상대로 과거 혐의와 당시 수사 정황 등 부실 수사 의혹 전반에 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진술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지난 2015년 11월 황씨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을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이 황씨를 단 한 차례도 부르지 않는 등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황씨가 입건됐을 당시 해당 팀 소속이었던 경찰관 A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황씨의 수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황씨에게 마약 혐의와 관련해 혐의 없음 결론이 내려진 경위는 무엇인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능범죄수사대는 2015년 황씨가 입건됐을 당시 종로경찰서 수사 기록을 확인한 결과, 경찰이 구속된 공범 조모씨로부터 “황씨가 남양유업 회장 손녀”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황씨는 2015년 9월에도 강남 모처에서 대학생 조모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연루돼 입건된 사람은 황씨를 비롯해 총 7명이었으나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들 중 황씨 등을 빼고 2명만 소환 조사했다.

이후 종로경찰서는 황씨의 마약 사건 수사 착수 후 1년 반여 만인 2017년 6월 황씨와 함께 입건된 조씨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황씨를 포함한 나머지 7명은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황씨는 검찰에서도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이날 그룹 JYJ 멤버 박유천(32)씨는 마약을 한 적도, 황씨에게 권유한 적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씨는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하고 약을 권유했다는 말을 보면서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며  “나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더라도 직접 말하겠다 생각했다”고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면서 “내가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이 건에 대해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은퇴하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떠나 내 인생이 부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라면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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