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 폐쇄 갈등’ 국토안보부 장관 트윗 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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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키어스천 닐슨. [EPA=연합뉴스]

키어스천 닐슨.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경 폐쇄 정책에 대한 성과 부족을 이유로 국토안보부 장관을 해임했다. 지난해 3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 때처럼 ‘트윗’을 통해 해임 사실을 밝혔다.

“장관 물러난다, 노고 감사” 트윗 #CNN선 “닐슨 사임할 뜻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윗에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의 봉사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이어 “케빈 매컬리넌 미 국경세관보호국(CBP) 국장이 후임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닐슨이 트럼프 앞으로 사임 편지를 보냈다고는 하지만 트럼프의 전격적인 ‘트윗’ 발표로 결국 ‘경질’ 성격을 띠게 됐다. 닐슨 장관은 지난해 평창 패럴림픽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방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닐슨이 두 쪽 분량 편지에서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며 “새 시대를 위한 국토안보 혁신이 진행 중이지만 다음 장관이 국회·법원의 (국경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2017년 10월 취임한 닐슨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실무를 총괄해 왔다. 하지만 강도를 계속 높여 가는 트럼프 대통령 및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른바 ‘캐러밴’으로 불리는 미국 남부 멕시코 접경지대 불법 이주민 행렬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AP통신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닐슨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보도했다. 밀러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설계자다.

닐슨은 해임 발표 당일 오후 5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이주민 및 국경 관련 회의에 참석했지만 두 시간 뒤 ‘트윗 해임’됐다. CNN은 고위 관료를 인용, “닐슨은 사임할 뜻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해임 발표 후 “(국경) 시스템은 수년간 무너져 왔다. 민주당은 국경의 구멍을 고치는 법안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는 글을 트윗에 올렸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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