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자기 이름 알아듣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양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도 자신의 이름과 같이 반복되어 불리는 단어를 알아듣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사히(朝日)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은 사이토 아쓰코(斎藤慈子) 일본 조치(上智)대학 교수 연구팀이 이러한 내용이 담긴 연구 논문을 4일 자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고양이가 자기 이름을 인식한다기보다는 먹이를 줄 때나 같이 놀 때 주인으로부터 반복해서 이름을 불린 경험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가정이나 고양이 카페에서 기르는 집고양이 67마리를 대상으로 발음과 억양이 다른 고양이 이름 4가지 단어를 불러주고 반응을 체크했다. 주인과 주인이 아닌 연구자가 각각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도록 한 뒤 고양이의 귀와 머리, 꼬리의 움직임, 울음소리 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집고양이 11마리 가운데 9마리는 이름 이외의 다른 단어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머리와 몸을 움직이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집고양이 20마리의 경우 13마리가 같은 반응을 보였는데, 이 고양이들은 주인 이외의 다른 사람이 부를 때도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름과 관계없는 단어에도 반응했다. 첫 번째 단어에 큰 반응을 보였던 고양이들은 점차 그 단어가 반복되자 반응이 시들해졌다가 마지막에 자신들의 이름이 들리면 다시 반응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나머지 44마리의 경우도 주인과 주인 이외 사람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양이 카페에서 사는 고양이의 경우, 자신의 이름뿐만 아니라 동료 고양이 이름에도 반응했다. 사이토 교수는 "공동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기 아닌 동료의 이름을 불렀을 때도 먹이를 주기 때문에 생긴 반응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특정 소리를 간식이나 놀이 등의 보상과 연결하는 능력을 갖추고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토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두고 "고양이가 자신의 이름을 구분 짓는다는 것이 '부르면 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존 브래드쇼 브리스톨대 동물관계학 교수 역시 "고양이는 학습능력이 뛰어나지만, 자신들이 배운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인간은 약 9500년 전부터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에는 6억 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살고 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고양이가 주인과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거나 주인의 표정을 보고 행동을 바꾸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