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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고성ㆍ속초 산불현장 방문 "끝까지 긴장 늦추지 않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를 찾아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1분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찾아 10여분간 산불 진화 상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 눈으로 볼 때는 불꽃들이 남아 있습니까? 바람이 점점 더 잦아들 것 같습니까, 아니면 더 강해질 가능성도 있습니까? 일몰 시각 이전까지 대체로 진화할 수 있을 거 같습니까?” 등을 확인하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겠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천진고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2019.4.5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천진고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2019.4.5

이어 오후 3시 56분부터 30여 분간 인근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관에 설치된 텐트를 돌면서 피해 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은 “몽땅 탔다. 아침에 나가보니 다 재가 됐다”며 피해를 하소연했고, 더러는 문 대통령에게 “도와달라”며 울먹였다.

문 대통령은 “우선은 빨리 집을 복구해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 그래도 대피소에 또 계셔야 할 거니까 최대한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어떻게 돼가느냐)”이라고 말했고, 김 장관은 “행정 절차를 빨리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을 찾아 산불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을 찾아 산불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후 4시 40분부터는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로 자리를 옮겨 20여 분간 산불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가옥이 불탄 주민과 만나 “안녕하시냐고 인사를 건네지도 못하겠다”고 위로했다. 옆에 있던 최문순 강원지사에게는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물론, 트라우마도 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을회관에서 주민 20여명을 만나 “얼마나 놀라셨느냐. 집 복구까지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피해보상도 신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독였다.

문 대통령은 현장 방문에 앞서 오전 11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과 강원도 산불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화재가 확산하던 0시 20분에 이어 두 번째 지시였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피해 상황과 대응책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고성과 속초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피해 복구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앞서 경북 포항 지진 현장(2017년 11월 24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2017년 12월 22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2018년 1월 27일)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산불 상황 대응에 총력을 쏟기 위해 이날 예정돼있던 식목일 기념행사 참석도 취소했다. 청와대가 산불 대응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화재 규모가 워낙 크기도 하지만,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논란 등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선제적인 재난 관리를 통해 민심의 추가 이탈을 막으려는 조치란 해석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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